[감옥에서 온 편지] 정경학님의 편지

2014.04.11 16:46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1791

정경학님의 편지


안녕하십니까?

짧은 만남을 위해 먼 곳까지 찾아오신 분들 때문에 참 죄송스럽습니다. 민주주의와 정의가 반공과 “국가안보”의 낡은 칼로 난도질 당하고 사회적 약자들과 정의로운 사람들의 마음속에 선혈이 낭자한 21세기의 유별난 암흑속에서 끝없는 일감에 짓눌리는 후원회의 일꾼들께 부담이 되는 것 같아 송구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소식지에 실리는 하나하나의 문장들과 다달이 보내주시는 도서들 뿐 아니라 따뜻한 말 몇마다 나눌 수 없는 10분간의 장거리 면회와 갖가지 음식들에도 무엇인가 더 해주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선생님들의 진정이 넘쳐나 더더욱 가슴저린 추억을 남기군 합니다.

특히 반동정치의 추악한 담벽을 넘어 시련을 이겨내고 있는 김익 사무국장 동지의 내외분들의 열정적인 활동모습을 보면 청춘시절에 누려야 할 응당한 낭만과 행복을 뺏은 것 같기도 하고 한편 그 아름다운 정신세계에 빨려 들기도 합니다.

시력불명의 위험과 고통을 마다하시고 매월 정의와 양심의 주장을 천명하시는 권오헌 명예회장선생님의 칼날같은 글에서는 진리에 대한 확신과 온갖 불의에 대한 논리적 인식의 원칙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안병길 회장선생님께서 질타하신 인간쓰레기들의 부류에는 유주택이나 이재오, 김문수 뿐 아니라 권력욕의 수치스러운 몰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박원순 같은 새 사람들도 속해야 하고 약자의 한을 품은 부모님들의 과거를 배신하고 강자들의 편에 서 약자들을 괴롭히는 못난 신세대 자식들도 들어 있습니다.

오늘의 쓰디쓴 사회적 병폐와 부조리들을 참지 못하시는 김영식 선생님의 편지에서는 새것이 필연적으로 승리하는 미래에 대한 사랑과 믿음, 책임과 의지를 느끼군 합니다. 전번에 일일이 펜글로 써서 보내주셨던 편지에서도 똑같이 절절하게 토로하셔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적 생태환경의 오염에 대해서는 빈깡통처럼 소란을 피우지만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고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근본요인이 되는 정치적 생태환경의 위험에 대해서는 무지와 피동적인 약자의 울타리에 갇혀 있습니다. 정치가 바로 서지 않고서는 강제적 소비압박의 시장경제제도에 의한 천연자원과 자연환경의 경쟁적 파괴를 해결할 수 없고 보편적 인간의 심신을 황폐화시키는 변태와 쾌락, 물질만능의 개인이기주의와 사치 풍조, 그에 의한 온갖 범죄들을 절대로 치유할 수 없는 데도 말입니다.

정치권력이 토대하는 경제제도의 사회적 본질과 성격을 떠나서, 약자대중의 입장을 떠나서 그 무슨 공정과 평등, 자유와 인권이란 결코 이루어 질 수 없는 감언이설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곧 능력에 따라 강자는 강자대로, 약자는 약자대로 운명의 길을 숙명적으로 따라야만 한다는 약육강식의 정의론입니다.

역사의 교훈과 오류의 진실을 옳게 후대들에게 알려주고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적 진보와 혁명의 계급적 본질, 그에 대한 투철한 입장과 태도를 실천으로 과시하는 것은 동시대 인간모두의 공통된 절대적 책임입니다. 결코 어느 한 개인의 짧은 한생안에서 끝장을 볼 수 없는 사회제도의 변혁과 정의의 실현은 장구한 이상과 목표가 세대를 이어 유지되어야 하는 인류진보의 역사적 과제이고 합법칙적 과정입니다.

일시적 실패와 좌절이나 자기만의 개인적 말년을 벗어나지 못하는 원칙적 한계는 오히려 사회적 변혁운동의 걸림돌이 됩니다. 그래서 양심수후원회가 떠받들어 온 수많은 열사들과 노투사들의 신념과 불굴의 투쟁정신은 새세대들의 가장 귀중한 귀감이 되는 것입니다.

일시적 감정이나 개인적 욕구의 배짱이 아닌, 철학적 논리와 계급적 입장에 뿌리를 둔 사상과 신념의 배짱은 순간의 쇼가 아니라 죽음까지도 바치는 한생의 노고와 실천으로 남겨지는 미래의 뿌리입니다. 그렇게 바쳐오신 선열들과 함께 팔순을 맞으신 박희성선생님께도 축복의 인사를 드립니다.

대구에서 경학 올립니다.

2014년 4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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