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김덕용님의 편지

2014.04.21 14:59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1706

김덕용님의 편지


김익 사무국장님 안녕하세요.

먼곳으로 면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지면으로 뵈어선지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것 같이 생각되었습니다.

어느 분이 살이 찌셨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실제 뵈니 그렇지 않아서 그 동안 살을 빼셨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유익한 말을 많이 해주셔서 머릿속을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럽순방 중이던 3월 24일 서해 5개 도서에서 군사훈련과 동시에 북을 행해 삐라가 뿌려졌습니다.

3월 26일 한·미·일정상회담 시간에 정확히 맞춰 노동미사일 2발이 발사됩니다.

이날 밤에 북의 전투기 4~5대가 NLL에 접근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이날 북이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2015년 통일대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합니다.

3월 30일 북외무성은 성명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하겠다고 발표합니다.

3월 31일 남북은 백령도와 서해5도에서 포격전을 하였습니다. 중앙일보 4월7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날 북 미그기가 NLL을 넘어 남하했고 남쪽의 F-15K가 격추를 위해 미사일 발사단추를 누르려는 순간 레이더에서 사라졌고 백령도의 해병대는 미그기에 발칸포 사격을 했다고 합니다.

이날 미사일이 발사되어 미그기가 격추되었다면 남북간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모릅니다.

보도로만 보더라도 남북은 거의 전쟁전야입니다.

4월 1일 김정은 위원장은 백두산에서 “오직 총대로 최후승리를 이룩해야 한다”고 연설합니다.

4월 12일 북 국방위는 ‘드레스덴 선언’을 공식거부하고 4월 14일 북 조평통은 ‘무인기 사건은 제2의 천안함 사건’이라고 공식부인합니다.

북은 남쪽과의 연결고리를 하나씩 잘라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면 남북간의 긴장이 풀리고 대화가 시작되던 예전과는 달리 오히려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양상입니다.

밖이 이렇게 긴박하게 돌아가는 것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교도소도 ‘기초생활 준수’라는 명목으로 이전과 다른 제약이 가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일요일 낮에 외부와의 유일한 통로인 화장실 창문을 통해 오랜만에 개인 하늘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직원이 화장실에 있지 말고 방에 앉으라는 지시를 하였습니다.

저는 이유를 물었고 “화장실 바닥이 미끄럽다”는 대답이 나왔습니다. 시멘트바닥이다고 하니 방에 앉아 있어도 공기는 다 통한다는 부연설명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지시하는 이유를 묻자 “말꼬리 잡지 마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월요일인 오늘 정식으로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였고 구두답변으로 화장실에서 밖을 보지 못하게 하는 근거는 없다고 하였습니다.

현재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중입니다.

어제같은 상황은 교정직원과 수용자의 관계가 아니라 간수와 죄수와의 관계였습니다.

수용소에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당하는 것이 마땅한 죄소로 저는 취급을 당하였습니다.

엄혹했던 79년대 유신때에도 이같은 사례를 본 적이 없습니다. 교도소는 이제 유신보다 더한 곳이 되어가려는 것 같습니다.

고생하시는 모든 분들도 이럴 때일수록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나가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결코 고독하지도 외롭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수천만의 의지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2014. 4. 14

대구교도소에서 김덕용

* 급하게 쓰다보니 누더기가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김익 사무국장님 정말 반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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