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이병진님의 편지

2013.09.14 15:52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2081


이병진님의 편지


 


 

존경하는 권오헌선생님께

 

엄중한 공안통치가 휘몰아치고 있어서 그에 대응하시느라 바쁘신데도 멀리 전주가지 면회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 이석기의원 내란음모사건을 보면서 4년전 제 사건이 떠올라 괴로웠습니다.

국가정보원과 보수지배세력이 조작하는 이와 같은 음모론에 양심적인 사람들이 언제까지 탄압받고 폭력에 짓밟혀야 하는가 분노가 일어납니다.

국가정보원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기들의 시각과 입장에 따라 단편적인 사실들을 조각조각 꿰맞추어 재구성하여 사건을 조작하는 것입니다.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그들의 시각에서 사건을 조작하는 것이지요. 얼토당토 않은 내란음모사건으로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개입을 정당화시키고 우리사회를 불신과 분열로 빠뜨린 지배계급의 더러운 모습은 그들 자신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스스로 위기에 빠뜨릴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정의한 권력은 대중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붕괴됩니다. 진실을 숨기고 폭력으로 짓밟아 어느 정도 정권을 유지한다해도 정당성을 잃은 그런 파쇼적지배와 통치는 곧 망한다는 게 역사적 교훈입니다.

2차세계 대전이 끝난지 68년이 지났고 냉전이 종식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한반도의 긴장과 대결을 종식시키고 평화와 화해는 시대적 흐름이자 역사적 필연입니다. 이런 흐름과 역사적 요구를 거부하고 내란음모 사건을 일으켜, 남북평화와 화해를 위한 국민들의 염원과 바람을 범죄시하고 금기시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 정의의 힘으로 진실을 일으켜 세우고 부정의를 몰아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족의 단합과 평화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내야겠습니다.

양심수후원회와 권오헌 명예회장님께서 늘 감옥에 갇혀 있는 양심수들을 위해서 싸우시고 민족의 평화와 통일,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정신과 의지가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승리의 신심 가득 안고 곧 뵐 수 있을 거라 믿고 이곳에서 더 분발하겠습니다.

그리움 가득 담아 인사올립니다.

 

이병진 올림

2013910

 

김익 사무국장님께

 

전자서신 잘 받았습니다. 일본에 계신 교수님 주소도 알려주셔서 감사드려요. 곧 일본으로 편지 보낼 생각입니다.

면회 때, 잠시 얼굴만 보았는데 접견서신까지 주셔서 기쁩니다.

올해는 공동면회 행사에 참여하시는 분도 많고 관심도 높아져서 전국의 모든 양심수 선생님들께서 큰 용기를 얻으실 것입니다.

이명박근혜 보수정권 아래에서 우리의 민주주의와 남북화해의 발전에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의식도 퇴행적으로 변했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현상이고 우리 사회의 갈등, 모순, 불안감이 더 커지면서 동요하고 있습니다.

사회양극화, 높아가는 자살율, 범죄율 등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지요. 오히려 이런, 개인의 이기심과 욕망에 빠져 의미없는 삶을 살면서.

사회변화와 발전을 위한 열정과 관심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박근혜정권조차 대륙간 철도연결과 북이 경제적 진출을 이야기할 만큼, 북과의 관계개선과 발전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그것이 위기관리차원이든 또는 시장확대 차원이든 보수진영도 어떤식으로든 북과 관계 설정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보수진영에서 정권을 잡았다고 통일운동진영을 억압하고 짓밟으며 뭘 어떻게 해보려고 기를 쓰고 있지만, 진정성이 없는 그런 일들은 곧 한계에 이를 것입니다. 외세를 등에 업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하는데 누가 지지하고 도와주려 하겠습니까.

이해관계가 복잡한 한반도 주변 정세의 역할관계만 보더라도 그런 꼼수는 통하지도 않을뿐더러 남의 나라에 끌려다니는 빌미가 되겠지요.

 

권오헌 명예회장님께서 저와 자녀들과 관계 단절을 안타까워하시며 그 문제해결에 관심을 갖겠다고 하셨습니다.

반가운 이야기입니다. 감옥에서 지내다보니 여러 제약이 많은데, 제게는 아이들과 관계회복이 참 풀기 힘든 숙제입니다.

기회될때마다 김익사무국장님께 자주 연락드리면서 저의 소식들을 공유하면서 방법을 찾아가겠습니다.

오는 후원회소식지도 잘 받았어요. 자주 소통을 나누겠습니다.

 

이병진 올림. 201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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