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이병진님의 편지

2013.11.05 16:33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1556

이병진님의 편지


김익 사무국장님

지난 23일(수요일) 행정소송 재판에서 이겼어요.

그 동안 재판을 위해서 도와주신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이번 재판승리로 저의 입지점이 강화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더불어서 우리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와 그 권리가 신장되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남은 재판도 최선을 다해 꼭 승리하겠습니다.

어제는 부모님과 동생이 다녀갔는데, 재판결과 소식 듣고 기뻐하셨어요.

가족들에게도 용기를 주었을거예요.

이렇게 하나하나 싸우며 전진하다 보면, 우리가 목표하는 세상도 성큼 다가오겠지요.

절박한 싸움이지만, 정의와 진실의 힘으로 부정의와 맞선다면 우리는 지금의 시련을 이겨내고 반드시 승리할거라 확신해요.

제가 감옥에 갇힌지 4년이 훌쩍 넘어가고 있어요. 그 사이 남북관계가 점점더 악화되어 걱정이 큽니다.

냉정이 해체되면서, 우리의 민족분단구조를 바꾸고 화해와 평화의 방향으로 갈 수 있었는데 그런 기회를 놓치고 말았어요.

게다가 긴장과 대립이 격화되어 이만저만 안타까운 일이 아니예요..

수구보수 지배세력이 과거의 퇴행된 사고에 갖혀 우리민족의 발전을 퇴행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반동의 흐름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며, 분명히 실패하겠지만 우리민족의 평화와 자주, 민주를 황폐화시키고 짓밟아 인민대중들을 고통에로 내몰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통일에 대한 열망,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를 이루려는 열정과 노력들이 많이 위축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막고 평화를 실현하려는 싸움을 멈추어서도 안되고 멈출수 없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기울어지고 있는 그들의 세력을 유지하려고 호시탐탐 한반도에서의 전쟁위기를 고조하는 가운데, 평화를 지지하는 세력들 마저 목소리 내지 않으면 한반도는 한순간에 전쟁터가 될 것입니다.

저는 요즘 이런 고민들을 합니다. 어떻게 일반 대중들과 더 깊이 그리고 더 많이 이런 문제들을 공유하고 공동행동을 할 수 있을까?

언론이 통제되고 국가정보원 같은 비밀조직이 국민을 감시, 통제하다보니, 진실을 알리는 게 쉽지 않고 또한 그런 행동을 하면 불이익을 당할거란 막연한 불안심리가 퍼져 있어서 대중들을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그러나 대중들도 곧 진실을 깨닫고 정의로운 일에 함께 행동하고 실천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번 재판 결과로 저는 그런 자심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명·청권력교체시기에 사대주의에 빠진 조선 봉건지배세력의 정세오판과 무능으로 ‘조선’이 큰 혼란에 빠졌듯이, 오직 대국에 의탁하려는 사대주의 사고는 결코 우리의 삶을 담보해주지 않습니다.

그 어떤 궤변을 늘어 놓고 그럴싸한 변명을 하여도 군사작전권을 외국에 갖다주고 되찾아 오려고 노력하기는 커녕 오히려, 제발 돌려주지 말아달라고 사정사정하는 모습은 제정신을 갖고 있는 국가는 아닙니다.

이런 근본적이고 명백한 모순을 해결하지도 못하면서, 그런 문제들을 풀고 해결하려는 진지한 고민들을 불순한 정치적 의도로 박해하고 탄압하려는 것은 용납받지 못할 범죄이죠..

최근 미국은 세계 35개국 정상들의 전화, 이메일 등등 각종 매체들을 이용해 몰래 도청, 감시하다가 들통이 났습니다. 평상시에 동맹국이라고 서로 악수하며 포옹까지 하면서도 이런 비열한 짓을 한 것입니다. 오직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배신하고 공격할 수 있다는 본심을 증명한 일이예요.

그런데도 맹목적으로 미국에 사대하고 그런 것을 비판하면 ‘반미세력’내지는 ‘이적’, 더 나아가 종북으로 매도하는 일은 매우 비정상적인 폭력입니다.

더군다나 우리민족은 일본제국주의 세력에게 식민지배까지 당했는데도 자주의식을 포기하고 외세에 의존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입니다.

지금 아시아, 아프리카의 제3세계 국가들은 자주적인 민족국가건설을 위해서 진군하고 있어요. 국제사회에서 이들 국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세계사적 흐름을 냉철히 이해하고 우리도 분별력 있게 그런 흐름에 동참하고 평화에 기여애햐 할 때입니다.

저는 비록 감옥에 갇혀 있지만, 역사앞에서 정의로운 촛불을 들고 투쟁하시는 분들게 지지와 연대의 마음이 전해져서 작은 힘이라도 되면 좋겠습니다.

이런 저에게 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권오헌선생님과 양심수후원회 선생님들께도 감사인사드립니다.

김익 선생님과 리정애 선생님의 이야기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두분의 행복한 가정을 소망하며, 두분을 다시 뵐 날을 기대합니다.

사랑합니다.

이병진 올림

2013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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