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수] 고성수님의 편지

2012.03.08 12:02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2378

양심수후원회 동지들께
작년 여름은 유난히 흐리고 비오는 날이 많아 습하고 끈적거리는 구질하고 후덥지근한 무더위에 고생을 한층 더 한 것 같습니다. 더욱이 저희 유성조합원들은 논 가운데의 비닐히우스속에서 첨벙대며 100일이란 힘겨운 나날을 보내야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유성기업 조합원 고성수라고 합니다.
벌써 수회의 고마운 도움을 받았지만 이제서야 답글을 보내게 되어 죄송합니다. 평소 정세나 사회의 흐름에 대해 조금은 관심을 두고 살아서 어느 정도 안다고 비평도 심심잖게 해왓습니다. 하지만 탄압받는 당사자가 되어 회사와 투쟁을 벌이고 이곳까지 와서 보니 그저 부끄럽기만 합니다.

사투를 벌이는 투쟁현장에 와서 헌신적으로 연대해주시던 동지들, 이렇게 구속된 수감자들에게 진심을 다해 위안의 도움을 주시는 동지들,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부패한 정권과 자본가들에 맞서 저항하고 있는 모듬 동지들께 말입니다. 이처럼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이들을 위해 후세들의 삶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고 있는데 이전동안 저는 비겁하게도 입으로만 건성으로 싸웠거든요. 구속된 지금의 시간은 결코 잃어버린 시간이 아닌 반성하고 깨닫게 하는 새로운 탄생의 소중한 시간으로 만들겠습니다.

'전화위복'이란 고사성어가 되리를 스칩니다. 재앙이 바뀌어 오히려 옥이 된다 하지요. 유성 투쟁은 비록 큰 고통과 시련을 안겨주었지만 그 뒤엔 더욱 끈끈해진 동지애와 더욱 강고해진 단결력과 투쟁력이 생겨났습니다. 조합원 마다의 굳은 신의와 신념 또한 그 어떤 회유와 탄압도 속수무책으로 만들고 맙니다. 이렇게 우리의 조직이 버티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연대하는 동지들이 있었기 때문이라 봅니다.
이후 승리하는 그낭, 그 기쁨을 모든 연대하는 동지들께 바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고마움을 절대 잊지 않고 가슴 깊이 새겨 진심을 다하는 연대로 보답하겠습니다. 동지가, 연대가 승리고 희망입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3월 3일 천안구치소에서 고성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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