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수] 장민호님의 편지

2011.07.04 16:39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2631

최근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는 학생들에 대한 경찰의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뜬금없이 자살방지를 구실삼아 연행된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우발시키는 파렴치한 일들이 자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 감옥에서도 재소자들의 성적 수치심을 이용하여 정당하고 합법적인 저항의지를 짓밝고 인격을 모독하는 관행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도 교도소측이 현행 법, 규정마저 어기며 자행하여온 알봄검신 따위가 한 예인데 그 외에도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또한 교도소 특유의 밀폐된 공간구조, 격리시설물들을 이용한 일부 교도관들의 교묘한 폭력에 재소자들은 항시적으로 노출되어 있는데 외국인 재소자들은 이에 더하여 언어문제, 취약한 법률 지식 및 사회관꼐 등으로 인하여 이러한 폭력의 피해자가 되기 십상이며 더욱이 자신들이 당한 일들을 외부에 알리고 도움을 구하는 것 조차 난망한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지난 시기 양심수후원회, 구속노동자후원회  소식지 등을 통하여 극히 일부 사실들이 알려진 바, 감옥내 폭력들은 주로 고아 등 무연고자 사회적 약자들에게 집중적으로 퍼부어져 왔는데 외국인 재소자들 또한 같은 이유와 맥락에서 유사한 처지에 놓 있는 것입니다. 이 글을 통하여 저는 이곳 감옥의 제한된 조건들에 의하여 진위를 파악할 수 없는, 그러나 헛소문만은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 많은 애기들을 뒤로 하고 제가 최근에 직접 보고 겪었던 어쩌면 그 많은 애기들에 비하여 사소할 수도 있는 한 사례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2011년 5월 14일 오전, 실외 운동중이던 저는 도요재소자인 중국인 임xx씨가 가벼운 규율위반(다른 재소자와 창문을 통하여 대화한 것, 이른바 통방)으로 교도관의 지시에 따라 공중전화부스만한 초소로 호출되어 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임xx씨는 무엇으로부터 몸을 피하듯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는 바 저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당시에는 어색한 침묵으로 답변하였을뿐 이었습니다.

며칠후 임xx씨는 국가인권위에 그 교도관을 '성적 괴롭힘'혐의로 고발, 진정하였습니다. 내용인즉 관련 교도관 정xx씨는 임xx씨가 자신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다며 차렷자세를 요구한 후 갑자기 손으로 임xx씨의 하복부 성기를 움켜쥐려 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교도관은 과거에도 외국인 사동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이상과 같이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성폭력 행위를 포함한 반인권적인 작태들을 일삼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으며 저하고도 반말, 폭언 따위를 수차례 다툰바가 있었습니다.

정xx교도관에 대한 많은 재소자들의 증언들 중 관련 부분만 일부 옮기자면,
정xx교도관은
-인원점검시에 재소자들로 하여금 아침에는 "안녕하십니까?" 저녁에는 "수고하셨습니다"를 큰 소리로 복창하라고 지시하였으며
-이에 불응하거나 목소리가 작으면 재소자 거실로 들어와(복도에는 폐쇄회로 카메라가 감시하고 있음으로 그것을 피하여) 임xx씨에게 하였던 것처험 재소자의 하복부 성기를 세게 움켜 쥐거나
-재소자의 이마 등을 손가락이나 불편따위로 가격하여 고통스러운 소리를 지르면, 점검시에도 그렇게 큰 소시로 복창하라고 강요하였음.
-2010년에는 이슬람교를 믿는 어느 파키스탄 재소자가 이러한 지시에 저항하자 사동 봉사원들이 그의 양팔을 붙들게 한 뒤 같은 짓을 자행하였으며 같은 방에 수감되어 있던 동료가 이에 격분하여 폭행사건으로까지 이어졌음.
이 사건 이후 정xx교도관은 외국인 사동 근무를 그만두고 타 부서로 전직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동 사건에 연루되었던 파키스탄, 이란 출신의 재소자들에 의하면 자신들의 속한 이슬람문화에서는 (특히) 이 교도가 누군의 성기를 접촉하는 따위의 모독적인 폭행을 하여올 경우 보복으로 그를 살해해도 정당방위로 간주되어 무죄라고 합니다. 그러니 그의 격한 분노와 저항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후 임xx는 소측에 사고가 발생하였던 현장을 감시하던 폐쇄회로 카메라 녹화자료를 요구하였으나 소측은 문제의 장소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고 발뺌하였는데 그것은 후에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임xx는 또한 혐의 입증을 위하여 당시 함께 운동하였던 제소자들에게 목격자로써 증인이 되어줄 것을 요청하였는 바, 저를 포함하여 4-5명 정도의 재소자들이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여 주었습니다. 그후 다른 운동근무자인 이xx교도관이 임xx에게 타 재소자들에게 사실확인서를 요구하고 획득하는 행위는 그 자체가 '통방'이므로 징벌대상이라는 등 가당치 않은 협박을 일삼기도 하였는데 결국 관구계장이 나서서 가해자 정xx교도관으로 하여금 임xx씨에게 사과토록 하였고 임xx씨가 그것을 받아들임으로써 문제는 종결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그후 임xx씨에게 관련 폐쇄회로 카메라 녹화기록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협박을 일삼던 이xx교도관은 당시 독거중이던 임xx씨에게 "거실에 혼자 있으면 심심하니 친구 보내주겠다"는 등 빈정거리며 혼자 지내도 비좁은 실평수 1평미만의 거실에 다른 재소자를 입방시켜 2인 혼거토록 하였습니다. 특히 여름에는 그 고통이 가증 될 것입니다.

문제의 이xx교도관은 지금도 피해자 임xx씨에게 "교도소 내부에서 '인간적'으로 잘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왜 인권위에 진정하고 (아마도 특히 저를 의식하여)타 재소자들과 '통방'하여 해결하려 했냐"고 빈정거리며 심리적 압박을 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임xx씨는 교도관들 앞에서 사과 한마디 받고 동료들의 '사실확인서'들을 모주 찢어 버린 일이 몹시 후회스럽다며 여전히 저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물론 진실을 확인하고 증언하며 피해자를 도울 것입니다.

임xx씨는 중국 산동성 출신의 한복인데 수년에 걸친 감옥생활에서 한국어와 영어를 익혀 자신이 직접 한국어로 인권위 진정서를 작성할 수준에 이른 성실한 재소자집니다. 또한 저를 만난 이후에는 재소자 인권문제에도 관심을 높여 가던 중이었습니다.어쨌든 중국인 재소자가 한글과 법규정을 익혀 인권위에 진정한 사태에 대하여 소측은 은근한 협박과 빈정거림, 처우상 불이익 주기 따위로 응답하고 있는데 저는 단호히 대응하는 한편, 저들이 벌인 성추행, 진실 은폐를 위한 온갖 시도들과 협박 따위들에 대응하여 싸워나갈 것입니다.

동지들께서 제게 나누어 주신 관심과 배려 그리고 연대의 기운들 중 일부를 저는 이 한명의 외국인 재소자-돈 버는 꿈을 쫒아 이 땅에 흘러들어 외국인 노동자로 살다가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갇혔으나 이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한-임xx씨와 나누고자 합니다.

2011년 6월 19일 대전교도소에서 장민호 올림

**추신*********************************************
지난 6월 14일에 국가인권위로부터 서신 한통을 받았습니다. 2010년 10월에 접수되었던 서신검열건에 대하여 인권위가 처리기간을 2개월이나 초과한 뒤에 '사건지연처리 안내문'을 보내온 것입니다. MB의 인권탄압은폐와 동족대결 수단으로 전락한 인권위에 국민들의 진정이 날로 증가하여 처리가 늦어진다 하니 난감할 뿐입니다. 그런데 이렇듯 무능하고 반인권적인 인권위에 대한 희망없는 호소조차도 결코 쉽지 않은 것이 대부분의 재소자들이 처한 엄연한 현실입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글쓴이
68 [후원회] 전국 양심수 면회 공동행동 보고대회 file 2011.09.05 2967 양심수후원회
67 [후원회] 문상봉, 류종인 선생님 입원하셨습니다. [1] file 2011.09.02 3916 양심수후원회
66 [후원회] 양심수 면회 공동행동-대전 기자회견 file 2011.08.31 2706 양심수후원회
65 [후원회] 양심수 면회 공동행동- 서울 기자회견 file 2011.08.29 2556 양심수후원회
64 [양심수] 장민호님의 편지 2011.08.19 2791 양심수후원회
63 [양심수]문명진님의 편지 2011.08.12 2722 양심수후원회
62 [양심수] 강상우님의 편지 2011.08.08 3236 양심수후원회
61 [후원회]공안탄압 규탄, 8.15 양심수 석방 촉구 기자회견 file 2011.08.04 3372 양심수후원회
60 [양심수] 최성희님의 편지 2011.07.26 2940 양심수후원회
59 [후원회] 인권역사기행-서울 남산 일대의 역사기행 답사 file 2011.07.25 3048 양심수후원회
58 권오헌 선생님의 카메라에 기록된 사진입니다. file 2011.07.21 4184 양심수후원회
57 권오헌 선생님의 카메라에 기록된 사진입니다. file 2011.07.21 2343 양심수후원회
56 권오헌 선생님의 카메라에 기록된 사진입니다. file 2011.07.21 2554 양심수후원회
55 [양심수] 최성희님의 편지 file 2011.07.21 2336 양심수후원회
54 [양심수] 양회삼님의 편지 2011.07.11 3341 양심수후원회
» [양심수] 장민호님의 편지 2011.07.04 2631 양심수후원회
52 [후원회] 인권역사기행-서대문형무소 기행 답사 file 2011.06.28 4266 양심수후원회
51 [양심수] 장민호님의 편지 2011.06.21 3311 양심수후원회
50 [양심수] 권오헌명예의장이 양심수 최성희님에게 보내는 서신 2011.06.20 3062 양심수후원회
49 [양심수] 이병진님의 편지 2011.06.16 2965 양심수후원회

CLOSE

회원가입 ID/PW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