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수] 장민호님의 편지

2011.08.19 14:54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2791

존경하는 동지들,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저는 대전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장민호입니다.
살인 최루가스로 뒤범범된 폭우와 폭염을 뚫고 김진숙 동지께서는 고공크레인을 향하여 희망버스로 돌진하시는 모든 동지들께 존경과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동지들께서 영웅적 투쟁을 벌이시는 동안, 저는 참으로 답답하게도 소측이 조직적으로 자행한 보복에 의하여 징벌방에 갇혀 있었습니다.(2011.7.27-8.11) 소측의 부차별적인 서신 검열과 압류에 의하여 이 사실조차 외부에 알릴 수 없었는데, 뒤늦게 찾아와서 강력하게 항의한 동지들 덕분에 징벌 16일만에 풀려났습니다.

그 경위는 아래와 같습니다.

소식지 지난호에 실린대로 저는 인권위에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며 진정한 중국인 임씨에게 문제의 이 교도관이 비열한 협박과 회유를 반복하자 목격진술인 자격으로 이에 항의하여 소장과 면담하였습니다.
그런데 소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네가 나를 보자고 한 이유가 뭐야?"라며 고압적인 반말을 늘어놓았습니다. 지속되는 반말에 제가 항의하자 이제는 "나이도 어린 놈이..!"라며 폭언마저 퍼부었습니다. 이에 저는 정상적인 면담이 불가하다 판단하여 면담거부의사를 밝혔더니, 별안간 면담의제와 무관한 저의 두발과 수염을 문제 삼으며 이미 바깥에서 대기중이던 기동반을 호출하여 저를 끌고 나갔으며 기동반 7-8명이 저를 에워싼 가운데 강제로 이발과 면도를 시키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리고는 제 방에 대한 2시간에 걸친 검방을 실시하여 작년 최기영 동지가 출소전에 교도관을 통하여 주었던 책들과 공사인부들이 버리고 간 못 1개, 사포 1개따위를 문제삼아 저를 징벌조사방에 가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저들은 7-8명이 저를 에워싼 가운데 임의적으로 켜고 끌 수 있는 효대용 컴코더와 계구들을 손에 들고 대략 3-40분에 걸쳐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저속한 욕설과 정치적으로 위험한 폭언들을 퍼부었습니다. 저의 감정적 반응을 촉발하여 계구를 채우거나 자신들이 생각해도 터무니없이 부족한 징벌혐으를 보완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제가 무대응으로 대응하자 그 더럽고 비열한 짓은 중단되었습니다.


징벌방에서도 추가징벌혐의를 만들어내기위한 저들의 노력은 참으로 집요하게 진행되었는데 거기에 소위 '3진 아웃제'라는 것이 동원되었습니다. 징벌대상은 아니지만 소위 벽에 등을 기대는 따위의 가벼운 위반도 3회 반복하면 추가 징벌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잘 먹히지 않자(덕분에 저의 척추가 매우 올곧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저의 합법적인 지필을 문제 삼았습니다.  

징벌중에도 법무부 청원, 인권위 진정 및 소송 서류 집필은 허가 되는데, 저들은 C.C카메라로 제가 먹지 사본을 만든 것을 확인하고는 "질핍만 허가 했지 먹지 복사는 허가 하지 않았다"며 실로 가당치 않은 추가 징벌 협박을 벌였으며 심지어 내용상 비밀이 보장되어야 할 청원, 진정 및 소송 의뢰 내용까지 확인하려 하였습니다. 이에 추가 징벌을 감수하고 제가 강력하게 저항하자 저들은 결국 물러섰습니다.

징벌 보름째에 그동안 종적을 감추었던 공안 담당이 나타나서 그동아 박경식, 손정목 동지가 방문하여 항의하였고, 최기영 동지가 강력대처 의지를 밝힌 서신을 보냈음을 뒤늦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때 비로소 저는 얼마전에 보안과장과 징벌사동 팀장(계장)이 연이어 저를 면담하여 "제가 잘못을 인정하는 자술서"등을 작성, 제출하는 최소한의 행동만 하여주면 당장 징벌중단하겠다며 선심(?)을 썼던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거절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본래 제가 있던 것으로 돌아왔는데 모두들 놀라는 표정이었습니다. 알고보니 지난 16일 동안 문제의 이교도관이 제가 앞으로 징벌거실이 있는 사동 근처의 독거실에서 형기를 마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으며 앞으로 자신의 말을 안듣고 인권위 따위를 들먹이면 장 마이클처럼 비참(?)해진다며 협박을 늘어 놓았던 것입니다. 이상이 사건의 간략한 개용입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8.16에 예정된 심재환 변호사님과의 면담을 통하여 전달하겠습니다.

지금도 어느 교도관이 저에게 일갈했고, "양키 빨갱이가 짱개 중국놈들 인권을 보호한다고 지랄이냐!"라는 애기가 귓가에 울립니다. 그리고 "너 그동안 신문을 못 봐서 모르고 까부는데, 지금 바깥에서는 일진회 사건때문에 너 같은 것 단식 하다 죽어도 신경 안써"라는 말들도 기억에 남습니다. 보다 단호한 투쟁의지를 불태우며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앞으로 동지들과 협의하며 저들의 죄상을 조목조목 밝혀나갈 것입니다.

다시한번 존경하는 김진숙 동지, 함께 하는 희망버스 동지들께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드리며 제 마음 또한 의망버스에 오르고 있음을 알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1. 8.15. 대전교도소에서 장민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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