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수] 권기백님의 편지

2011.06.10 15:21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3575

국장님께
이제 6월이 되었네요. 수고 많으시죠.
죄송하네요. 포항으로 이감와서 편지를 띄울려고 했는데 먼저 연락을 주시니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네요.
보내주신 영치금과 책은 잘 받았습니다.
저는 6월 28일 출소예정입니다. 1년 6개월만에 세상밖으로 나간다 생각하니 별의별 생각이 다 드네요.
6월이 되니 날씨가 뜨거워지네요. 여름으로 넘어가는 길목이라서 그렇겠죠. 날씨만큼이나 정세 또한 뜨거워지던데, 용광로속에서 달구어진 강철처럼 2012년 정세를 헤쳐나가려면 진보진영이 더욱 단련되어야겠죠. 현재의 고난과 역경이 사회진보와 통일조국의 소중한 밑거름이 될거라 믿으며 즐겁게 웃으면서 갔으면 합니다.

양심수후원회 소식지를 받으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들이 고령과 병환으로 인해 한분 두분 저희들 곁을 떠나시는 장기수어르신들의 소식을 듣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분들께서 꼭 통일된 세상을 보셔야 될텐데 하루라도 빨리 앞당겨내지 못한 죄스러움에 안타까움먼이 있네요. 또한 힘든 조건에도 불구하고 양심수후원회를 운영하고 여러 현안에 대응코자 애쓰시는 민가협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열심히 해보고자 애쓰고 노력하시는 국장님의 마음이 여기서도 뭉클하게 전해져 옵니다. 고맙습니다. 사내적 여건이 최악이지만, 그속에서도 최선의 가능성과 최대동력을 가졌으면 합니다.

저는 출소하면 임기가 3개월이 남아있기에 제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투쟁의 현장에서 뵐 날이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감사합니다.

6월 6일 포항에서 권기백 드림

국장님 힘내시라고 자작시 한 수를 보냅니다.
* 자작은 아니고 작년 여름에 여기서 영화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을 보았는데 명대사를 모아서 지어봤습니다.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구름이 달을 가렸다고
어둠을 탓하지 마라
지나가는 구름이다


구름이 달을 벗어나면
산천이 또렷해진다
앞을 향해 나아가자


서자로 태어났다고
서러워 하지 마라
이나라 임금도 서출이다


왜구들의 노략질
결국 백성들이 팔걷혀 붙혔다.
그런데 조정은 우리를 죽이려 했다.


꿈이 있느냐고 물었다.
대동세상!

   10.8.14일 영화를 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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