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이병진님의 편지

2013.05.22 14:31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2622

김익 선생님께

직접 뵙게 되어 기쁘고 반갑습니다. 글에서 선생님을 뵈었는데 양심수후원회 사무국장님으로 만나게 되어 뜻깊고 의미있는 만남이었습니다. 감옥 밖에서야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만남이 많지만, 감옥에 갇혀 있는 저를 위해 귀하신 발걸음을 해 주신 분들은 진심으로 저를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십니다.

그래서 저는 김익 선생님을 처음 뵙지만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김선생님을 마음속 깊이 소중히 간직할 것입니다. 짧은 면회 시간에 많은 분들과 인사 나누다 보니 김선생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습니다. 송구하며 죄송합니다. 앞으로 자주 편지로 연락드리면서 대화를 이어가겠습니다.

김익 선생님게서도 알고 계시겠지만, 공안기관에서 제가 <자주민보>에 쓴 글들을 이적표현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대책을 세우고 대응을 하여야 합니다. 윤기진 동지의 사례를 참고하여 미리 대책을 세우고 싶습니다. 그 일과 관련해서 양심수후원회 차원에서 도움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이남의 정치지형이 극우반동으로 회귀하면서 통일운동진영의 목소리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덩달아 노동운동진영도 노사협조주의에 빠져 운동성을 상실하였지요. 한반도의 위기는 심화되는데, 진보진영이 제대로 대응을 못해서 대중들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핍박받고 억압받는 사람들이 삶의 희망을 찾지 못해 목숨을 끊고 있어요. 아마 이런식으로 계속 가다가는 우리 사회가 어느 순간 임계점에 다달아서 폭발할거란 생각도 듭니다.

이처럼 수구보수세력들의 파쇼지배야망이 점점 더 구체화되고 노골화되고 있으므로, 그런 문명파괴의 참화를 예방하기 위해서 의식이 깨어 있는 사람들의 조직화와 분발이 시급한 일입니다.

저의 압수수색도 이와 같은 보수지배세력의 파쇼화 징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이런 본질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지배세력의 이데올로기에 최면 걸려 있는 대중들을 흔들어 잠에서 깨워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양심수후원회가 감옥에 갇혀 있는 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해주어 대중들과 정서적 공감대와 신뢰를 높여 대중들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발전시켜나가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절박하고 절실한 우리의 문제, 민족분단의 모순을 해결하는데 힘과 지혜를 모으겠습니다.

사상과 이념을 초월하여 오로지 남과 북, 그리고 해외 동포들과 자주적으로 우리 민족의 단합을 위해 개인의 삶을 아낌없이 바치시며 살아오신 장기수 선생님들의 뜻깊은 방문에 머리 숙여 진심으로 감사 인사드립니다.

우리 민족을 아끼고 사랑하신 그분들의 영웅적 삶과 그 의미를 가슴 깊이 새깁니다. 장기수 선생님들의 건강을 소망드리며 또 뵙겠습니다.

이병진 올림

2013년 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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