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한상균님의 편지

2017.01.31 15:02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347

권오헌 회장님께

 

정유년 새해가 온 국민의 기대 속에 대변혁의 기운을 담고 밝아왔습니다.

더욱 푸르시고 강건하시길 기원합니다.

기득권의 철옹성이 아무리 강고하더라도 깨부수고 말겠노라는 뇌성같은 기상과 담대함으로 부족한 후배들에게 추상같은 죽비도 쳐 주십시오.

총칼보다 무서운 독재로 진화한 유신독재가 사상검열까지 해가며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고 있었는지라 박근혜 패거리들은 어떤 정치세력도 넘보지 못할 철옹성을 쌓았으리라 오판의 만찬을 즐기고 있다 날벼락을 맞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정치세력을 무섭게 보는 것까지는 그럴 수 있었지만 국민을, 분노한 노동자 민중을 무섭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잊는 순간 철옹성에 금이 간다는 걸 몰랐나 봅니다.

세월호의 억울한 죽음, 백남기 농민의 억울한 죽음,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해 목숨으로 항거한 노동자들의 영혼들이 구천을 떠돌고 있는데 날벼락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무심한 하늘이겠지요. 인과응보를 비켜갈 수는 없나 봅니다.

청산해야 할 적폐들이 차고 넘칩니다.

2017년은 참담함과 분노가 만들어내 기회를 제대로 살리는 해로 만들어 나가야겠습니다.

민심을 이길 권력이 없고 헌법위에 민심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촛불을 밝히면서 깨달았습니다.

부산 일본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은 이러한 사실들을 반증한 멋진 반전이었습니다.

쩔쩔매는 박근혜 정권 부역자 등을 민중의 이름으로 단죄해 나가고 있으니 후련했습니다.

사드, 개성공단, 통일축구 문제도 위정자들이 아닌 민중의 힘으로 풀어간다면 성과를 낼 거라 생각합니다.

뭉치면 주인이 된다는 가르침을 목도한 광장의 기운들은 오래도록 유지되고 직접 정치의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 발전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함께 하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안병길 회장님과 후원회 모든 가족들의 넘치는 사랑 더욱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잘 견디다 동지들 곁으로 가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고맙습니다. 힘내겠습니다.

 

2017. 1. 8

춘천교도소에서 한상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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