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철망, 햇살과 바람까지 튕겨내는 절망

2012.05.12 23:45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2167

[토요판] 뉴스분석 왜?
재소자들의 ‘일조권 투쟁’

영화 <올드보이>의 한 장면. 15년 동안 군만두만 먹으며 갇혀 지내던 주인공 오대수(최민식)는 어느날 큰 가방에 담겨 아파트 옥상에 버려진다.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자살 직전의 남자가 그에게 애절히 묻는다. “아무리 짐승만도 못한 놈이어도, 살 권리는 있는 거 아닌가요?” 영화가 친딸과의 ‘결합’이라는 비극의 꼭짓점에 이른 때 오대수는 똑같은 대사를 관객을 향해 던진다. 아무리 짐승만도 못한 놈이어도 살 권리는 있는 것 아니냐고….여기 이 질문을 비틀어 국가를 향해 던지는 이들이 있다.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국가에 의해 죄를 인정받아 교도소에 갇혀 지내는 재소자들이다. 이들의 주장을 정리하면 이런 거다. “아무리 죄지은 놈이어도 한 줌의 햇살과 한 줄기 바람을 쐴 권리는 있는 것 아닌가요?” 이들은 국가의 방해로 일조권과 조망권을 빼앗겨 피해를 봤다며 배상을 해달라는 소송까지 냈다. 그깟 햇살이 무엇이기에, 혹은 그깟 햇살 한 줌 쐬게 해주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기에 재소자가 국가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하게 됐을까?


시계를 거꾸로 돌려, 2010년으로 가보자. 당시 법무부의 최대 고민 가운데 하나는 ‘교도소에서의 자살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였다. 재소자들은 툭하면 스스로 목을 매어 숨졌다. 2000년 1월부터 6년10개월 동안 교도소에서 7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이 가운데 1명을 뺀 나머지 74명이 목을 맸다.


주로 사용된 장소는 감시의 눈길이 소홀한 화장실이었다. 화장실 창문 쇠창살에 수건이나 내의를 두른 뒤 자신의 목을 갖다댔다. 교도관이 복도에서 안을 들여다보고 감시하기 위해 감방문에 뚫린 조그마한 시찰구의 쇠창살도 우울한 목적에 가끔 이용됐다.


이를 막고자 법무부가 내놓은 해답은 간단했다. 재소자들이 쇠창살에 손을 댈 수 없도록 하면 된다. 그해 4월 이귀남 법무부 장관의 특별지시가 떨어졌다. 두 달 만에 전국의 50여개 교도소와 구치소의 창문과 시찰구에는 쇠창살 안쪽으로 철망이 설치됐다. 철망은 두께 0.6㎜짜리 고강도 스테인리스 철사를 가로세로 2.54㎝ 안에 16가닥씩 격자 모양으로 붙인 뒤 그 위에 법랑을 특수코팅한 형태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rights/5324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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