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수] 조창용님의 편지

2011.10.18 15:18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3729

회원님께
험한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를 건너듯 안개속을 헤매듯 두려움과 불안이 터질 듯 팽배합니다. 마음은 번잡하고 산란하기만 한데 뭐 하나 제대로 손에 잡히는 게 없습니다.
충만한 생명의 에너지로 살아가지 못하고 그저 버텨내기에 급급합니다.
다들 맹렬히 달려가는데 나만 홀로 뒤쳐진 듯합니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따스한 손길 드물고 온화한 눈빛을 찾기가 힘듭니다.
요동치듯 흔들리고 어둠속을 질주하는 이 세계에서 외톨이가 된 느낌입니다.
과연 내가 의지하고 나를 지탱해 줄 수 있는 존재는 없는 것일까요.
우리가 가장 힘겨울 때 외로움과 두려움, 혼자된 느낌으로 허우적거릴 때 손길을 내밀고 응원의 눈빛을 보내주는 것은 역시 가족입니다.
가족에게서 우리는 새상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위로받고 세상에 냉담해진 피가 다시 데워져 생명의 에너지를 돌려받게 됩니다. 그래서 가족만이 우리의 희망이자 살아가는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족입니다.

ps. 후원회 소식지에 투쟁의 기록들을 읽는 것이 제 수감 생활의 중요한 일과가 된지 오래입니다.
      소중한 영치금 잘 받았습니다. 민주가족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전주의 조창용

2011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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