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송상윤 님의 편지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아직 의정부교도소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보통 상고 신청을 하면 3일 안에 안양교도소로 이감을 가게 되는 것이 관례지만 코로나 때문에 이감, 전방(방 인원이 다른 방으로 이동하는 것) 모두 없는 관계로 여기서 지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언제 이동하게 되는지 알 수가 없어서, 매일 아침마다 짐을 싸고 풀고를 반복했던 것 같습니다.
매일 아침에 이동 인원을 공지해 주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정부 지침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은 이동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이곳에서 거소투표를 진행했습니다.
수감자는 투표를 어떻게 하는 건가 궁금했는데. 미결수 1년 이하 기결수는 가능하다고 하여서 지난 4월 8일에 진행하는 투표에 참여했습니다.
이렇게 수감자가 (일부) 투표 권리를 얻어낸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사실을 알고 보니 이곳에서도 권리를 요구하고 행사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느껴지던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 달라진 방의 분위기도 있는데요. 투표 기간이기도 하고 TV나 신문에 정치 관련 이야기들이 자주 언급되어서 종종 열띤 토론이 벌어질 때도 있습니다. 가끔은 너무 과열될 때도 있지만, 매일처럼 똑같은 하루 속에 그래도 조금은 특별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요즘 같은 시기가 감사히 느껴지기도 합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이곳 교도소의 면회 금지 조치도 계속 이어가는 상황이라 요즘 이곳 사람들은 하루 종일 편지가 오는 4시 30분을 기다리고는 합니다.
그 시간에 오는 우편물들에 얼마나 기분이 좋아지던지요.
매번 정성스러운 마음과 소식지를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비록 코로나로 힘들고 어려운 한때이지만 부디 기쁘고 평화로운 날들이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 4. 14
송상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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