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조익진님의 편지

2014.08.11 10:43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1332

조익진님의 편지


관심 갖고 연대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면회 당시 의연한 모습을 보이지 못해 부끄럽습니다. 갑자기 아침부터 몸 상태가 악화되어 구역질을 견디기가 힘들었습니다.

불굴의 태도로 연대오신 분들게 힘을 드려야 하는데 그러질 못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오랜 단식과 ‘가혹행위’, 더운 날씨 등으로 체력이 많이 저하된 탓인 듯합니다.

다행히 그날보다는 몸 상태가 조금 나아졌습니다.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합니다만 건강체크는 계속 거부하고 있어 정확한 진단은 아닙니다.

기자회견 등을 이유로 면담을 취소했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를 금치 못했습니다. 어떻게든 책임 회피에만 혈안이 된 소측의 태도에 치가 떨립니다.

징벌 시도 등도 현재진행형입니다. 7월 31일(목) 오전 10시에 징벌위원회가 열린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소란, 지시 불이행 등 부당한 빌미 뿐만 아니라 직원 폭행과 같은 제가 한 적도 없는 일조차 혐의로 포함시킨 것입니다.

저를 ‘직원 폭행자’로 몰아 그동안의 탄압을 정당화하고 추가적인 보복 시도까지 하려는 것에 협조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저는 징벌위원회 출석을 거부하고 단식을 계속 이어갈 계획입니다. 많은 분께서 건강을 걱정해주셨으나 부당한 탄압에 굴복할 수는 없습니다.

힘닿는 데까지 투쟁을 이어갈테니 지원과 연대를 건설해 주십시오.

2014년 7월 31일(목)

조익진 드림



[단식 22일째] 소측은 지금 당장 고문행위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감옥 인권 보장,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 투쟁 22일째입니다. 단식 기간이 하루하루 길어질수록 고통도 커지지만 ‘보호장비’를 빙자한 고문행위로 겪은 육체적 고통과 모멸감에는 비할 바가 못됩니다.

평생 겪어 본 적 없던 끔찍한 고통이 아직도 바로 어제 일처럼 기억에 선합니다. 이토록 비인간적인 인권침해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힘들지만 단식 투쟁을 중단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서울구치소는 아직도 제대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7월 31일에는 징벌위원회를 열어 제가 참석을 거부한 상황에서도 금치 30일의 중징계 결정을 강행했습니다.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처우가 대부분 제한되었을 뿐 아니라 외부와의 유일한 소통 수단인 서신과 접견마저 차단되었습니다. 연대 단체와의 교류를 차단해 어떻게든 문제의 파장을 축소하고 그 사이에 저 또한 회유 또는 굴복시키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다행히 8월 5일 부터는 징벌 집행이 중단되어 외부와의 소통이 가능해졌습니다. 선풍기도 없고 24시간을 감시 카메라로 감시하는 징벌방에서조차 무릎 꿇지 않고 단식 투쟁을 이어가자 단식 장기화에 압력을 느낀 것입니다.

추측컨대 바깥에서 지속된 연대 노력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짐작합니다. 8월 4일에는 교정본부 자문위원이시기도 한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님이 방문하여 소측에 의견을 전달하고 협상을 위해 노력해주기도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아직 단식투쟁을 그만둘 생각이 없습니다.

압력을 느낀 소측이 전보다 조금씩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징벌 집행위 중단된 8월 5일에는 소장이 직접 면담에 나와 한 시간여 동안 대화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보호장비’ 남용에 의한 고문행위라는 핵심 쟁점에 대한 책임 회피는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소장은 보호장비를 고통을 줄 정도로까지 사용하지 말도록 이번 계기로 여러 차례 지시, 교육 했다면서도, 남용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하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남용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으면서 앞으로 남용이 없을 것이라는 재발방지 약속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소측은 징벌사유가 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추가 송치를 할 수 있다거나, 강제급식, 강제입원 가능성을 비치는 등 단식투쟁을 중지시키기 위해 갖은 수를 동원하고 있으나 저는 어떤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권침해에 맞선 항의 과정에서 설사 추가 징역을 살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더라도 비겁한 굴욕을 감내하는 것보다는 백배 나은 일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아직까지 건강 상태가 위급한 수준은 아닙니다. 그동안 항의의 의미로 모든 건강 진단을 거부해왔으나 8월 4일 오창익 사무국장님의 간곡한 권유로 외부병원에 나가 건강진단을 받고 왔습니다.

혈당 수치가 마지노선이라 수액 주사와 입원을 권유받긴 했으나, 20여일의 단식에도 정상 수치 이내인 것을 확인한 것으로 의미를 삼고 애초 마음먹은 대로 둘 모두 거부하고 돌아왔습니다.

물론 안심할만한 상황이 아닌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처한 건강상의 문제는 병원 이전에 소측이 인권침해를 책임 있게 인정함으로써 풀릴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 둡니다.

2014년 8월 7일

조익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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