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이병진님의 편지

2014.08.24 16:51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1698

이병진님의 편지


김익 사무국장님께

전주KBS 보도국에서 제 사건을 재조명하는 시사기획보도를 8월 21일, 전주 KBS1TV에서 방송한다고 알려왔습니다.

8월초에 전주KBS보도국 기자가 찾아왔는데, 제 사건의 경위와 ‘재심’에 대한 입장을 취재하였답니다. 이와 함께 서신검열과 소송에 관해서도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실제로 방송이 나간다니 반가운 일이에요.

저는 KBS기자에게 제 사건은 ‘날조’된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재심을 통해 꼭 진실을 밝히겠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방송에서는 제 이야기가 어떻게 나갈지 모르겠지만, 제 마음과 진심을 많은 분들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방송을 볼 수 없으니, 김익 사무국장님께서 보시고 저에게 이야기 해 주세요.

대부분의 국민들께서는 ‘간첩사건’이 어떻게 기획되고 조작되고 날조되는지 잘 모르고, 그 피해와 해악이 평범한 사람들에게까지 미칠 거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이번 방송으로 국가의 폭력이 얼마나 잔인하고 국민들을 위협하고 겁박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이번 시사기획보도물이 얼마나 심층적으로 국가폭력의 모순을 파헤칠지는 잘 모르겠지만, 국가폭력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고 여론의 관심을 일으키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런 바람으로 방송에서 저의 실명과 얼굴 그리고 목소리까지 있는 그대로 내보내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언제든지, 누가 와도 당당하게 진실을 이야기할 것이며, 다시는 나와 같은 민족분단의 상처로 인한 아픔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함께 노력하자고 할 것입니다.

저는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교황께서 “정의의 결과가 평화”라고 하시는 말씀 듣고 그 분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고 공감하였습니다.

우리는 같은 형제, 동포인데도 70년 동안 서로 총을 겨누고 늘 전쟁의 불안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의에 어긋나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들은 ‘정전협정’을 하루빨리 ‘평화협정’으로 바꾸려고 싸우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에는 그렇게 못할지라도, 앞으로 민족의 화합과 평화를 위해서 우리는 부단히 노력하고 부정의에 맞서 투쟁하여야 합니다.

그런 노력의 결과와 성과들을 토대로 민족분단의 상처를 이겨내고 민족의 화합과 평화 그리고 통일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국제정세의 흐름을 살펴보면, 북의 핵문제는 낡은 냉정시대의 유물입니다.

한반도에 남아 냉전구조를 해체하지 않으면, 서로 믿지 못하며 끊임없는 긴장과 갈등만 심화되겠지요.

따라서 북의 핵무기 보유를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 존재하는 냉전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한편, 지배계급은 국가의 폭력을 이용하여 간첩사건을 조작하고 내란선동 사건을 날조하여 국민들을 지배하고 통치하려 하는데 이제는 멈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소수의 지배계급을 위한 국가가 아니라, 전체 국민들과 민족을 위하는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정의의 길입니다.

교황님의 당부 말씀처럼, 우리는 깨어나야 하고 정의의 길로 나아가야겠습니다.

정의의 결과인 평화를 위해서!!!


이병진 올림

2014년 8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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