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이병진님의 편지

2017.08.08 16:09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356

최동진 사무국장님께

안녕하세요.

민가협양심수후원회 사무국장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어려운 여건에서 일하는 사무국장 내정을 축하한다고 인사드리는 게 맞는 표현인지 조금 생각해 볼 일이지만, 아주 중요한 일을 책임지는 자리이기에 축하 인사를 드립니다.

아주 오랜만에 후원회에서 보낸 편지를 받아봅니다.

신임 최동진 사무국장이 후원회 활동과 밖의 정국 소식을 직접 편지로 알려주시니까 더 깊은 교감과 연대의식을 갖게 됩니다.

하루빨리 진보진영이 다시금 일어나 민주주의와 역사의 진보를 이끌어 나가길 기대합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가려면 민족분단의 모순을 극복하여 민족의 자주와 평화를 지켜야겠죠. 이것은 사실상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우리의 힘으로 당당해 질 때 가능해 질 것입니다. 우리도 이제는 이런 예속적인 한미관계에 대해서 시대의 요구에 맞게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촛불혁명을 통해서 민중들의 정치적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습니다. 그 결과 지배계급은 탄핵으로 위기를 맞았고 조금 온화한 문재인 정권으로 하여금 급진적인 대중들의 혁명적 요구는 억누르면서 일부 개량적인 유화정책들로 성난 민심을 수습하려 합니다. 그러나 남북 적대관계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문재인 정권의 개혁정책들은 한반도 안보불안으로 흔들릴 테고 그것을 빌미로 반동 보수세력은 다시 역사의 흐름을 뒤집으려 할 것입니다.

그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진보진영은 멀리 내다보면서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에 힘을 넣어 역사의 반동을 막아내고 전진시키는 실질적인 힘을 키워가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민중들의 힘이 미미할지라도 그 힘들이 모이고 모여서 거대한 역사의 전진을 추동하는 힘으로 나타나리라 확신합니다.

저 역시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들이 끊임없이 정치공간을 열고 정치공간에서 진보적이고 애국적인 요구와 지향을 외치며 자기의 정치적 지위를 비상히 높여 나가리라 확신한다는 최동진 사무국장님의 의견에 동의하며 함께 힘을 모아가겠습니다.

저는 8년 동안 수감생활을 마치고 98일 출소합니다.

국가보안법이 무엇인지도 모르며 지내다가 갑자기 구속되는 바람에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었습니다. 그런 모진 시련의 시기에 양심수후원회동지들이 제겐 큰 힘이자 함께 고통을 짊어지고 나아가는 벗이었습니다.

그런 의미를 되새기며 양심수후원회의 고마움을 잊지 않겠습니다.

8년의 긴 시간을 변함없이 함께 해 주신 양심수후원회 동지들과 장기수 선생님, 건강이 위중하신데도 항상 최선봉에서 우리 양심수들을 위해서 싸우시는 권오헌 선생님께 가슴 뜨거운 존경과 감사 인사드립니다.

출소하여서도 그런 애국애족의 사랑을 가슴깊이 새겨 잊지 않고 고마운 마음을 갚아가겠습니다.

그럼 감옥 밖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이병진 올림

2017720

덧붙이는 글

이병진 석방모임에서 출소환영식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양심수후원회와 상의하여 준비하면 그 의미가 더 뜻 깊을 것입니다.

<해방세상> 대표인 변순영님께서 석방모임 회원이신데 환영식 준비를 도와주고 계십니다. 최동진 사무국장님께서 변순영님과 소통하셔서 환영식 행사를 공유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서신검열 재판비용은 모금으로 납부완료했다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양심수후원회에서도 재판비용 모금을 도와 주셨는데 소송비용을 납부하게 되어 기쁩니다. 최동진 사무국장님께서도 옥고를 치르셨기에 더욱 관심이 가고 빨리 뵙고 싶네요. 후원회가 활력있게 느껴져 기쁘고 기대가 됩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히 잘 지내세요.

이병진 올림

2017.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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