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조익진님의 편지

2015.04.17 14:06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713

조익진님의 편지

 

양심수후원회 선배동지들께

미 국방장관 애슈턴 카터의 방한을 앞두고 동아시아가 떠들썩합니다. 통합MD강경론자인 그의 방문이 사드압박을 위한 것임이 명백하고, 온갖 호전적 미 제국주의 지도자들이 지원 사격에 열성입니다.

미 국무부 군축차관보라는 자가 북한 미사일 대응을 위해 사드가 필요함을 강력 주장합니다. 미군 북부사령관은 느닷없이 북의 ICBM KN-08 실전 배치 능력과 핵탄두 소형화 탑재 능력을 거론하여 더 한층 불안감을 조성하려 합니다.

패권 유지를 위해 평화를 위협하고 천문학적 금액의 무기판매로 희생까지 강요하는 미국의 제국주의 전략에 순종해선 안됩니다.

포대 하나당 2조원에 달하는 비싼 무기 구입에는 혈안이면서 노동자 임금과 공무원의 노후 연금 한 푼이 아까워 안달인 반민중적 정권의 공격에 맞서 강력한 저항으로 불의한 현 체제의 더러운 심장에 치명적 타격을 입혀야 합니다.

막무가내 아베 신조의 무한질주도 거침이 없습니다. 교과서 왜곡을 강화하고 외교청서 내용을 격하하면서까지 독도주장을 밀어붙입니다. 한국에 앞서 방일한 카터와는 짝짜꿍이 맞아 집단적 자위권을 위한 미일 방위협력지침개정을 열띠게 논의했습니다.

온갖 악재로 힘이 달리는 미국은 일본의 역할 확대에 몸이 달았습니다. 아베의 국회 연설을 사상 최초로 허용해 TPP 양보와 집단자위권 협조를 구애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절규에는 슬쩍 눈을 감습니다.

불의와 모순으로 인한 분노가 나라밖으로만 충전하는 것은 아닙니다. 1년 만에 다시 돌아온 슬픈 비극의 날을 앞두고 온갖 꼼수와 탄압으로 일관하는 저들의 태도에 분기가 치솟습니다.

삭발까지 하며 인양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돈 얘기를 끄집어내 모욕을 주는 비상식에 화를 참지 못하는 것이 저만은 아닐 것입니다.

조사 대상이 조사를 하고 특위 역할까지 누더기로 만든 쓰레기 같은 특별법 시행령안을 고수하려 안간힘을 쓰는 자들의 오만을 도저히 좌시할 수 없습니다.

오늘로 28일째 보복성 양심수 탄압 중단, 노동시장 구조개악·공무원 연금 개악 중단, 세월호 인양·진상규명, 감옥인권보장촉구 단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들은 세월호 연대와 감옥 인권 보장을 위한 지난해 단식 등에 보복하고자 세월호 1주기와 춘투를 앞두고 강제 구인 수사에 이어 결국 공소까지 감행하였습니다.

단식을 중단시키려는 계구 고문을 자행하고는 제대로 책임지지 않고 도리어 공무집행방해 및 상해(폭행보다 형량이 셈)혐의로 기소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저뿐 아니라 많은 양심수들이 더 한층 탄압받고 또 이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이재성 동지와 강영준 동지 외에도 지난해 서울구치소 교도관의 폭행사건을 폭로했던 김정도 동지의 구속이 만료일을 코 앞에 두고 추가 기소로 어이없이 연장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심신에 고통을 주는 인권침해나 추가 기소연발로 탄압하는 것에 맞서 각개 대응을 넘어 공동의 대응과 연대를 모색해야 합니다.

공안탄압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권이 보장되는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는 호소를 적극 지지합니다. 양심수후원회와 감옥 안팎에 계신 많은 선배·동지들의 물심양면 노력과 투쟁에 발을 맞춰 작은 불씨를 커다란 들불로 살라내겠습니다.

탄압 항의와 사회적 연대를 위한 단식과 병행하여 법정 대응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천주교인권위의 김현성 변호사께 선임을 요청했으나, 전에 변호를 받은 인연이 있는 민변 이상희 변호사님이나, 양심수후원회 법률 자문이신 장경욱 변호사님께도 법률자문 편지를 보냈습니다.

지난해 단식투쟁 당시 교도소 고문도구 남용과 가혹횅위 근절집단 진정 기자회견으로 애써주신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이호중 교수님께도 자문과 지지를 요청하였습니다.

강영준 선생님께서도 증언하신 일이지만 의도적인 계구착용을 통한 고통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계구 고문 이외에도 크고 작은 인권침해와 가혹행위 또한 드물지 않습니다.

지금도 단식과 공소 제기 이후 자살 우려가 있다며 24시간 CCTV 감시 의료실로 전방시킨 상황입니다. ‘2014 인구너보호 상황평가 최우수기관이라는 원주교도소의 실태입니다.

탄압에 굴하지 않고 원칙있게 법정 투쟁에 임해 그 과정에서 도리어 양심수 탄압과 감옥인권실태를 폭로하고 세월호와 노동권, 민주주의의 대의를 옹호하며 반격의 기틀을 쌓아올리겠습니다.

효과적인 법정투쟁을 위해 관할 법원인 춘천지법 원주지원의 직근 상급법원인 춘천지법에 법원 관할 이전을 신청해 두었습니다. 부당한 강제 수사를 행한 원주지청, 원주교도소와 이를 허가한 원주지원 관할에서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심리의 효율성을 위해서도 사건 발생지인 서울구치소에 가까운 편이 낫겠지요.

국민참여재판 신청을 위한 합의부 배당 신청도 생각중입니다. 인권위, 법무부 인권국, 교정청에 관련 사건을 진정하고 법률 대응을 위한 정보공개 및 서류 목록 신청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낙관과 연대로 시대의 어둠을 밀어내는별빛 반짝임이 가능할뿐더러, 우리 손에 그 빛이 좌우됨을 너무도 잘 알고 또 확신합니다. 고난에 굴하거나 지치지 말고, 동지들과 함께 몰아쳐 갑시다. 동지들과 함께 몰아쳐갑시다. 투쟁!

 

201549()

원주교도소 837

조익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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