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월례강좌가 열립니다.

양심수후원회 2011.07.11 13:26 조회 수 : 3726

답사 일정 안내입니다.

-일시 : 7 23() 오후 3-6
-집결장소: 남영동 인권기념관(지하철 1호선 남영역 1번 출구/4호선 숙대입구역 7번 출구)
-답사코스: 남영동 인권기념관남산[조선헌병대사령부터(남산골 한옥마을)정무총감관저터(한국인의 집)일본공사관,조선통감총독관저터(문학의집,서울 인근)한국통감부·조선총독부터(서울 애니메이션센터)]
-안내 및 설명: 한상권 교수



 


1.
일제강점기 지사(志士) 시인으로 활동하였던 이육사(1904-1944)는 민족의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고 밝은 내일을 기다리는 마음을 청포도에 빗댄 청포도라는 시에서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이라고 읊었습니다. 식민지시기 민족의식의 상징이었던 청포도가 익어가는 상큼한 7월도 어느덧 중순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무탈하신지요?

2. 아뢸 말씀은 양심수후원회 7월 월례강좌 안내입니다. 오는 23()에 있을 월례강좌는 남영동 인권기념관 탐방 및 경술국치 현장인 서울 남산 일대 답사입니다. 두 지역을 돌아보면서 독재시기의 인권유린과 식민통치 문제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구체적인 설명은 현장에서 드리기로 하고, 두 지역이 지니는 장소성(場所性)과 역사성(歷史性)에 대해서만 간단히 소개드리겠습니다.

3-1. 첫 탐방 지역인 남영동 인권기념관은 그 전신이 군부독재시절 민주화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조직사건 간첩단 사건을 조작하여 악명 높았던 남영동 대공 분실입니다. 1976 10월 설치된 남영동 대공 분실은 대공 업무를 표방하면서 공안 통치를 위해 민주화운동가들을 불법구금하여 물고문과 전기고문 등 가혹행위를 일삼은 인권유린의 현장이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1985년 김근태 민청련 의장에 대한 전기고문입니다. 김근태 의장은 고무기술자라 불리는 이근안에 의해 이 곳에서 여덟 차례의 전기고문과 두 차례의 물고문을 받았습니다.

고문을 할 때는 눈을 가리고 온몸을 발가벗긴 다음에 고문대에 눕혀서 몸을 다섯 군데를 묶었다. 발목과 무릎, 허벅지, 배와 가슴을 완전히 동여매고 그 밑에 담요를 까는데, 머리와 가슴, 사타구니에는 전기고문이 잘 되게 하기 위해서 물을 뿌리고 발에는 전원을 연결시켰다. 전기고문은 처음엔 약하고 짧게 하다가 나중에는 강하고 길게 강약을 반복하였는데,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어 죽음의 그림자가 코앞에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남영동)

2005 7 15일 재심 결과 간첩죄를 벗은 함주명(74)씨도 1983년 이 곳에서 45일 동안 고문 기술자 이근안한테서 물고문과 전기고문 등을 받은 끝에 고정간첩으로 둔갑하기도 했습니다.

3-2. 1987 6월항쟁의 기폭제가 되었던 박종철(당시 22)군 고문치사 사건도 이해 1월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에서 일어났습니다. 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생이었던 박종철 군을 치안본부 대공수사관들이 하숙집에서 영장 없이 불법으로 강제 연행하여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을 하여 죽이고서는, “경찰이 책상을 !’ 하고 치니까 !’ 하고 죽었다라고 조작 발표를 해서 온 국민의 분노를 자아냈습니다.

3-3. 고문은 인간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줄뿐 아니라, 철저하게 인간성을 유린하는 야만적인 폭력입니다. 우리는 남영동 인권기념관 탐방을 통해 반인륜적인 고문에 대해 되돌아보고 인권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4-1.
다음은 1910년 나라를 빼앗긴 이른바 경술국치(庚戌國恥)의 현장인 남산일대 답사입니다. 조선 왕조는 한양으로 천도 한 뒤 남산의 산신인 목멱대왕에게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국사당(國師堂)을 세우고 매년 봄가을로 제사를 지냈습니다. 즉 남산은 조선 왕조의 정신적 지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던 곳입니다.

 

4-2. 또한 남산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개결(介潔)한 기개가 살아 숨 쉬는 곳이기도 하였습니다. 조선 시대에 '남산골 딸깍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딸깍발이' '남산골샌님'의 별명입니다(샌님이란 예전에 선비를 이르던 말인 생원님의 준말). 왜 그런 별호(別號)가 생겼는가 하면, 남산골샌님은 지나 마르나 나막신을 신고 다녔으며, 마른 날은 나막신 굽이 굳은 땅에 부딪쳐서 딸깍딸깍 소리가 유난하였기 때문입니다. ‘남산골 딸깍발이란 남산골에는 불우한 양반이나 과거에 떨어진 생원님, 즉 샌님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는 데서 생겨난 말인 것입니다. 일제 치하에서 한글운동에 앞장서 '조선어학회' 활동으로 옥고를 치르고, 4.19 의거 때는 지식인의 대열에 서서 독재에 맞섰던 이희승 선생은 딸깍발이라는 수필에서, 현실적으로는 불우한 생활을 하면서도 정신적으로는 고고한 기상을 잃지 않는 딸깍발이의 선비정신을 자신의 수필에서 높게 평가했습니다.

 

현대인은 너무 약다. 전체를 위하여 약은 것이 아니라, 자기중심, 자기 본위로만 약다. 백년대계를 위하여 영리한 것이 아니라 당장 눈앞의 일, 코앞의 일에만 아름아름하는 고식지계(姑息之計)에 현명하다. 염결(廉潔)에 밝은 것이 아니라 극단의 이기주의에 밝다. 이것은 실상은 현명한 것이 아니요 우매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제 꾀에 제가 빠져서 속아 넘어갈 운명이라고나 할까. 우리 현대인도 '딸깍발이'의 정신을 좀 배우자. 첫째 그 의기를 배울 것이요, 둘째 그 강직을 배우자. 그 지나치게 청렴한 미덕은 오히려 분간을 하여가며 배워야 할 것이다.”

 

4-3. 조선왕조의 정신적 지주이며, 봉수(烽燧) 1호가 있는 군사적 요새지이고, 선비정신의 상징이었던 남산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그 상징성이 훼손됩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1910년 남산에 있는 통감관저에서 이완용-데라우치 간의 한일합병조약 체결입니다. 조약문은 1, 2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한국 황제 폐하는 한국 전체에 관한 일체 통치권을 완전히 또 영구히 일본 황제 폐하에게 넘겨준다.

2. 일본국 황제 폐하는 앞 조항에 기재된 넘겨준다고 지적한 것을 수락하는 동시에 완전히 한국을 일본 제국에 병합하는 것을 승낙한다.

 

양국이 대등·평등한 입장에서 한국 황제가 자발적으로 통치권을 양도해, 일본 덴노(일왕)가 이를 수용하기로 동의했다는 내용입니다.

 

4-4. 순종 황제가 한일합병조약을 체결한 경술국치에 대해 1917년 임시정부 수립을 위해 신규식(申圭植) ·박은식(朴殷植) ·신채호(申采浩) ·조소앙(趙素昻) 14명이 발기하여 작성한 선언문인 대동단결의 선언에서는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혔습니다.

 

융희 황제(순종)가 삼보(三寶: 토지, 인민, 경제)를 포기한 8 29일은 즉 우리 동지가 삼보를 계승한 8 29일이니, 그 간에 한 순간도 숨을 멈춘 적이 없음이라. 우리 동지는 완전한 상속자니 저 황제권 소멸의 때가 곧 민권 발생의 때요, 구한국 최후의 날은 곧 신한국 최초의 날이니 무슨 까닭이오. 우리 한국은 무시(無始:시작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먼 과거) 이래로 한국인의 한()이오, 비한국인의 한이 아니라. 한국인간의 주권수수는 역사상 불문법의 국헌(國憲)이오, 비한국인에게 주권을 양여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무효요, 한국의 국민성이 절대 불허하는 바이라. 고로 경술년 융희황제의 주권 포기는 즉 우리 국민 동지에 대한 묵시적 선위(禪位)니 우리 동지는 당연히 삼보를 계승하여 통치할 특권이 있고, 또 대통을 상속할 의무가 있도다. 고로 이천만의 생령과 삼천리의 옛 강역과 사천 년의 주권은 우리 동지가 상속하였고 상속하는 중이오 상속할 터이니, 우리 동지는 이에 대하여 불가분 무한 책임이 중대하도다.”

 

한일합병조약 체결로 순종 황제는 통치자로서의 자격을 스스로 포기하였으므로, 이제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국민주권설에 입각하여 새로운 임시정부를 건설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이 주장은 3.1운동 이후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으로 그 결실을 맺게 됩니다.

 

4-5. 작년 2010년은 나라를 경술국치 10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한일 양국의 지식인들은 첫째로 일본의 한국 병합과정이 불의부당하다는 점, 둘째로 일본이 병합의 근거로 삼은 병합조약 역시 불의부당하다는 점, 마지막으로 병합조약 및 그 이전에 체결된 모든 조약·협정을 원천무효라고 선언한 1965년 한일기본조약 제2조에 대한 해석은 이미 원천무효(already null and void)였다고 하는 한국 측의 해석이 공통된 견해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점을 선언하였습니다. ‘한일병합 불법무효론을 주장한 최초 양국 지식인 선언이라는데 역사적 의의가 있는 것입니다.

 

4-6. 이해 8 10일 칸 나오토(菅直人) 수상의 담화가 발표되었습니다.

 

저는 역사에 대해 성실하게 임하고자 합니다. 역사의 사실을 직시하는 용기와 이를 인정하는 겸허함을 갖고, 스스로의 과오를 되돌아보는 것에 솔직하게 임하고자합니다. 아픔을 준 쪽은 잊기 쉽고, 받은 쪽은 이를 쉽게 잊지 못하는 법입니다. 이러한 식민지 지배가 가져다준 많은 손해와 고통에 대해 여기에 다시 한 번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과(-わび)를 표명합니다.”

 

식민지 지배는 한국인들의 뜻에 반하여 이뤄져 한민족 자긍심에 상처를 입혔으며 이로 인한 손해고통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사과를 표명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기자가 “1910년 조약이 무효라는 인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칸 수상은 일한병합조약에 관해서는 1965년의 일한기본조약에서 그에 대한 입장을 확인했으며 그 입장을 답습했다라고 대답하여, 1910년 한일조약이 유효였다는 기존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이는 1995년 무라야마 사회당 총리가,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여러 국가 국민들에 막대한 손해와 고통을 주었으나, “병합조약은 당시의 국제관계 등 역사적 사정에 따라 법적으로 유효하게 체결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라는 유효부당론의 틀을 여전히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것입니다.

 

4-7.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외교통상부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칸 수상의 담화문 내용들을 주목하고 평가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8 15일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65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최근 일본 정부는 총리 담화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민을 향해, 한국민의 뜻에 반한 식민 지배를 반성하고 사죄하였습니다. 저는 이것을 일본의 진일보한 노력으로 평가하고자 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4-8. 남산에 자리 잡고 있었던 일본공사관터, 조선헌병대사령부터, 한국통감부조선총독부터 등 식민통치기구의 현장을 돌아보면서, 민족의 독립과 국민주권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2011 7 11

민가협양심수후원회장 한상권 아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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