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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하청 일하다 숨진 청년의 아

버지 "노조 있었다면..."

삼성SDI 울산공장 직원 2천여명, 2014년 설립된 노조 조합원 10명도 안돼
18.09.19 16:13l최종 업데이트 18.09.19 16:13l

 지난 2004년 울산 삼성SDI 사내하청업체인 KP&G에 입사해 10개월가량 일하다 2005년 11월 29일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박진혁씨의 아버지 박형집씨가 삼성SDI 울산사업장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  지난 2004년 울산 삼성SDI 사내하청업체인 KP&G에 입사해 10개월가량 일하다 2005년 11월 29일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박진혁씨의 아버지 박형집씨가 삼성SDI 울산사업장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 삼성일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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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회사에 노조가 있었다면 아들이 그처럼 억울하게 죽지는 않았겠지요."

부산 서구 대신동에 사는 박형집씨(67)는 일주일에 두 번씩 1시간 30분 거리를 달려 울산 울주군으로 향한다. 그가 도착해 1인 시위를 하는 곳은 울주군 삼남면에 있는 삼성SDI 울산사업장 정문 앞.

대기업 거대 공장 앞에서 음향장치를 켜고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호소하지만 회사측 사람들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고 한다. 박형집씨는 "사람사는 세상에서 이렇게 매몰찰 수가 있나? 이곳이 삼성이라는 초일류 기업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아버지는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서 그것도 대기업에서 노조가 없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며 내 아들의 억울함과도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아들 숨진지 13년 지났지만 지금도 1인 시위 "억울해서..."
박형집씨의 아들 고 박진혁씨는 28세이던 지난 2005년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숨졌다.

그는 군대 제대 후인 지난 2004년, 고향인 부산에서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많은 울산으로 왔다. 울산 울주군 삼남면에 있는 삼성SDI 울산 사업장의 사내 하청업체(KP&G)에서 브라운관에 들어가는 마스크 트리클린자동화 세척 작업을 했다.

10개월 가량 세척작업 일을 하던 아들은 쉰은 날 집에와서 힘이 빠지고 식은땀이 나는 증상을 아버지께 호소했다. 목에 뭔가 생긴 것을 이상히 여겨 병원에 간 후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7개월간 항암 치료를 받던 아들은 결국 2005년 11월 29일 사망했다.

박형집씨는 "당시는 아들이 잘못해 죽은 줄 알았다. 몇 년 뒤 반올림 등 사회단체에서 삼성직업병이 이슈화 되는 것을 보고 아들은 죄가 없이 죽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억울해서, 억울하게 죽은 아들의 명예를 찾아주려고 아픈 몸을 이끌고 1인 시위를 한다"고 했다.

박형집씨는 요즘 들어서 '왜 이곳에 노조가 없었는지'가 가장 궁금하다고 했다. 언론을 통해 같은 울산지역의 대기업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노조가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것을 유심히 본 후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 삼성SDI 울산 사업장에서 노조 설립 방해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과 삼성SDI에서 해고된 많은 사람들의 증언은 하나같이 회사측이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진 일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지난 2014년 금속노조 울산지부 삼성SDI 울산지회가 설립됐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하지만 삼성SDI 울산지회 조합원은 현재 10명이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직원은 2000여명인데, 그것도 대기업노조 조합원이 10명이 채 안된다는 것은 노동자의 도시 울산의 특성상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이를 두고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삼성SDI 울산사업장 내에서 무언의 노조설립 방해 행위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형집씨는 "울산에 1인 시위를 하러 오다보니 현대자동차나 현대중공업 노조에서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위해 시위하고 집회하며 도우는 것을 종종 봤다"면서 "그때 삼성SDI 울산사업장에 노조다운 노조가 있었다면 내 아들이 억울하게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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