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글] 멀리 있어도 언제나 가까이 느끼는 동지의 숨결

권오헌 | 기사입력 2020/11/13 [15:22]

Image 3.jpg

당신 떠난 슬픔이 가시지 않는 만큼 두 해가 되는 오늘에도 동지의 신심에 찬 조국 사랑 숨결이 귓전을 울리고 있습니다.

 

펄펄 뛰어다니며 때로는 성난 붓으로 때로는 희열의 함성으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위해, 사회정의와 평등을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민족의 자주와 통일을 위해 헌신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보여 떠났어도 쉽게 보낼 수 없게 하고 있습니다.

 

추모글 주문을 받고 생각나는 안타까움은 왜 내가 이런 글을 써야 하는지- 동지와 내가 뒤바뀐 처지 때문입니다.

 

 20177월 어느 날, 목요집회를 취재하는 동지는 처음으로 나의 폐암 4기 진단을 세상에 알렸고 그 뒤 2018년 민족 명절 설을 맞아 우리 집을 찾았던 동지와 나는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우리 반드시 우리들 몸속에 침투한 불청객을 떨쳐내고 좋은 세상 꼭 함께 보자고 약속했는데 젊은 동지는 가고 나이 든 내가 이 글을 쓰는 안타까움입니다.

 

우리는 또 다른 인연을 갖고 있었습니다.

 

진실을 찾아 밝혀내려 했던 동지가 월간 자주민보발간과 인터넷신문 자주민보창간으로 감옥 가고 있을 때마다 나는 핍박받는 양심수 편에서 무죄 석방 운동을 했고 그런 양심수석방과 양심수를 잡아 가두는 국가보안법철폐 목요집회 현장을 동지는 자주 취재하여 세상에 알렸습니다. 결코 우연만은 아니었을 터였습니다.

 

보이는 그대로, 있는 모습대로의 사회현상을 토대로, 대상 하나하나의 생명력을 토대로, 사회적 모순의 인식기능으로 사회와 역사발전의 기관차로 주옥같은 시()를 썼던 사람!

 

사실보도, 공정보도를 생명으로 하는 정론직필의 기자정신으로, 그리하여 민족정론지를 이끌어 왔던 참 언론인!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통 조국사랑정신의 화신이었던, 바로 외세간섭 없는 자주통일세상을 위해 밤낮없이 수구냉전 사대매국 논리에 맞섰던 걸출한 통일일꾼을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남은 사람들은 동지의 육신을 보내고 있지만 동지가 생전에 보여주었던 투혼과 열정은 고스란히 가슴 깊이 간직하여 살아있는 사회적 생명체로 언제나 함께할 것입니다.

 

그리고 진실추구와 정의실천의 불꽃같은 동지의 삶은 더 많은 이창기 정신으로 승화되어 동지가 염원했던 자주통일과 평등세상을 반드시 이뤄낼 것입니다.

 

남은 이들에게 힘을 주시고 편안히 쉬십시오.

 

20201113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8 문재인 정부는 판문점 시대 역행하는 공안사건 조작 말고, 우리민족끼리 자주통일의 길에 나서라!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5.06 165
257 “평화협정 체결, 하나의 코리아” KIPF 시민평화사절단 뉴욕에 가다 file 양심수후원회 2019.10.17 165
256 평화행동, '우리의 요구는 한미워킹그룹 즉각 해체' 양심수후원회 2019.05.13 165
255 종전선언 이전에 한미합동군사연습 중단부터 file 양심수후원회 2021.10.04 164
254 전국 704개 종교·시민사회단체 “전쟁위기 부르는 군사행동 중단” 촉구 file 양심수후원회 2022.10.28 163
253 [인터뷰] 2차송환 희망 비전향장기수 3인, 박희성·김영식·양희철 선생 양심수후원회 2021.09.24 163
252 민족의 자주와 대단결을 위한 3차 조국통일촉진대회 개최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8.17 161
251 권오헌 선생님[제1441차 수요집회]에서 '정의기억연대와 수요시위'를 적극 지지연대발언영상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5.29 161
250 “‘국가보안법 체계’에서는 생소한 일이 벌어진다” 양심수후원회 2020.10.28 159
249 경찰, 정부출범 직후 '평양공민 김련희' 압수수색 file 양심수후원회 2022.05.14 158
248 국가보안법 제정 73년, '고통이고 수치' file 양심수후원회 2021.12.02 158
247 40년 만에 열린 통일열사 이재문 선생 추모제 file 양심수후원회 2021.11.22 158
246 『세기와 더불어』 2차 압수수색은 공안 통치 부활 시도..엄중 규탄 file 양심수후원회 2022.07.05 158
245 원로 통일운동가 안학섭 선생 94세 생신 모임 열려 file 양심수후원회 2023.05.06 157
244 우리는 북을 모른다 양심수후원회 2020.10.15 157
243 종교·시민사회, 비전향장기수 2차 송환 등 인도주의 문제해결 촉구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8.01 157
242 11년 만에 다시 열린 민족공동행사 (1)-2019년 새해맞이 연대모임에 다녀와서- 양심수후원회 2019.06.01 157
241 시민단체 "경찰의 무리한 압수수색 규탄"...면회 불허, 과잉대응 논란 file 양심수후원회 2019.10.23 156
240 비전향장기수 송환20주년 기념행사위원회, 투병중14명 조속한 2차송환 촉구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8.19 155
239 "피해자 아픔 외면하는 국가인권위는 이미 죽은 기구" 북 종업원 대책위, 증거인멸 국가기관 눈치만 살피는 인권위 규탄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9.11 154

CLOSE

회원가입 ID/PW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