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01270_20190911.jpg


서옥렬 선생 11일 오전 지병으로 별세
빈소 광주역장례식장…발인 14일 오전
아내에게 쓴 편지 부치지 못해 아쉬움

감옥에서 29년을 보냈던 구순의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 선생이 11일 오전 9시42분 세상을 떴다. 향년 91.

고인의 삶은 ‘분단의 아픔’ 그 자체다. 전남 신안 출신인 고인은 고려대 경제학과 재학중이던 1950년 한국전쟁 때 인민군에 입대했다. 북에선 강원도 천내군 중학교에서 교원 생활을 하다가 ‘여성 교원’(30년생)을 만나 결혼했다. 1961년 공작원으로 남파돼 고향을 방문했다가 붙잡힌 고인은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기소돼 감옥에서 29년을 보냈다. 출소 후 광주광역시에서 거주해 오던 고인은 1998년 “여보! 당신, 살아있는지 궁금하기 그지없구려…”라고 편지를 썼지만, 끝내 부치지 못하게 됐다.

고인은 지난 해부터 폐에 물이 차 올라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병마와 노환을 이기지 못했다. 고인은 지난 해 4월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마지막 소원은 죽기 전 아내와 두 아들을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고인이 평양을 떠날 때 두 아들은 5살(56년생), 3살(58년생)이었다. ‘장기 구금 양심수 서옥렬 선생 송환추진위원회(준)’는 2017년부터 서씨의 북송을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1992년 대학생 기자 때 서씨를 인터뷰한 뒤 지금껏 인연을 이어왔던 정경미(48)씨는 “남북관계에 훈풍이 돌자 북한 송환을 기대했는데 마지막 소망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뜨셔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발인은 14일 오전 8시 광주광역시 북구 신안동 광주역장례식장이며, 장지는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062)264-4444.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9 '새로운 한일관계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없다" 아베규탄시민행동, '지소미아 재연장 우려'...10월 26일 9차 촛불문화제 개최 file 양심수후원회 2019.10.23 117
58 월드컵 평양예선 대규모 응원단은 '천재일우의 기회'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9.11 150
57 주한미군 방위비 증액? 내쫓는 게 정답이다-권오헌 명예회장 통일뉴스 기고글 file 양심수후원회 2019.11.10 152
56 "피해자 아픔 외면하는 국가인권위는 이미 죽은 기구" 북 종업원 대책위, 증거인멸 국가기관 눈치만 살피는 인권위 규탄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9.11 153
55 시민단체 "경찰의 무리한 압수수색 규탄"...면회 불허, 과잉대응 논란 file 양심수후원회 2019.10.23 156
54 “평화협정 체결, 하나의 코리아” KIPF 시민평화사절단 뉴욕에 가다 file 양심수후원회 2019.10.17 165
» 추석 앞두고 평양 가족 만나지 못한 채 세상 뜬 구순의 장기수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9.11 166
52 끝내 신념의 고향과 그리운 가족을 찾지 못하고 가신 2차 송환 희망자 서옥렬 선생님(권오헌 명예회장 추모사)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9.17 168
51 시민사회, “방위비분담금 협상 중단하라” file 양심수후원회 2019.10.03 169
50 “미국은 비인도적인 대이란 제재를 즉각 해제하라!”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4.05 169
49 장기수 허찬형, 북녘땅 밟지 못하고 대전서 잠들다 “외세와 분단시대 최선을 다하고 가신 분...”, “유해라도 북으로 보내야...”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4.20 169
48 각계, “주한미군 존재 자체 재정립 경고” 지소미아.방위비분담금 관련 미국 규탄 공동선언 발표 file 양심수후원회 2019.11.15 170
47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 58주기 추모식’ 진행 file 양심수후원회 2019.12.23 171
46 대전 거주, 장기수 허찬형 선생 17일 운명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4.17 177
45 ‘반민족 파쇼 법정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적 목사 항소심 선고공판> file 양심수후원회 2019.10.28 180
44 “민족자주의 원칙을 철저히 고수해야한다” - 9.19 평양선언 1돌에 열린 1237회 민가협 목요집회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9.20 181
43 서옥렬 선생님을 보내드리며(양희철 선생님 추모시)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9.17 191
42 감나무 보러 만남의집으로 오세요 file 양심수후원회 2019.12.04 199
41 방위비 분담금 인상·지소미아 연장 강요하는 미국 규탄 제1243차 민가협 목요집회 열려 file 양심수후원회 2019.11.07 205
40 이란 파병은 ‘지정학적 자살’, 시민사회토론회 열려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1.20 208

CLOSE

회원가입 ID/PW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