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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도소 최성희씨 편지>

2011.08.08 09:44

삼성일반노조 조회 수:1347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투쟁 중 지난 5월19일 구속되어 제주교도소에 수감중인 최성희님의 편지글을 소개합니다. 최성희님은석 달이 다 되는 감옥살이 중에서도 세 번이나 되는 단식과 함께 끊임없이 제주의 해군기지 건설의 부당함을 국내외로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임경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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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옥 선생님,

  안녕하세요?

예, 기억하고 말고요. 저번 주 임경옥 선생님으로부터 전자서신을 받고 얼마나 감사드렸는지 모릅니다. 저야말로 선생님께서 저를 기억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상냥하고 용기를 주시는 편지,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중략)..

예, 삼성노조 소식을 여기서 구독하는 한겨레신문을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7월1일부터 복수노조가 실시되며 어용노조가 많이 생기고 있다는 소식에 불안했었는데 삼성에버랜드 4명의 직원을 중심으로 진짜 노조가 설립되고 김위원장님께서 지도위원으로 위촉되었다는 기사와 사진을 보고 얼마나 감격, 감동했고 기뻤는지 모릅니다.

 

서울에서 집회나 1인시위 등을 마치고 돌아가시는 위원장님과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는데 피곤해서 눈이 충혈된 얼굴에 사인보드 등을 여러개 들고 계셨었지요. 갖은 협박, 회유, 감시, 모니터링... 정말 말로도 못 할 압박을 당하시면서도 꿋꿋하게 몇 년을 버텨오신 김성환위원장님 아니었으면 그런 기쁨의 날이 가능했을까요? 황유미님 아버님, 정애정님, 박지현님 어머님, 김주현님 가족, 박종태님 등 김성환위원장님께서 반올림 등과 함께 알린 삼성의 비리에 희생된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고통을 우리가 알 수 있었을까요? 또 많은 분들이 진실을 알고 용기를 얻고 같이 싸우는 일이 했을까요?

 

김성환위원장님의 역할은 한국노동운동사에서 참으로 중요하고 정신적 지주가 되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저는 확신해요. 보이지 않으려 하시지만 김위원장님의 평생 동지로서 선생님의 역할은 더 큰 것이었다고요...(중략)...

여기 제주는 서울 경기 지방 등과 달라 7월까지 한동안 폭염이었어요. 신문기사나 TV뉴스(교도소 각 방마다 있는)를 보고 홍수 참상에 경악했지요. 개발이 많이 된 강남지역일수록 피해가 컸다는 말에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라는 지혜를 상기할 수 밖에 없었고 인천지역이 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다는 것에 우려를 금할 수 없었어요. 아직 가족들로부터 소식을 듣지 못했지만 저희 집도 비가 올때마다 큰 고생을 하거든요. 두 분 댁 무사하셨길 빕니다.

 

제주에 와서 제가 심각하게 느낀 것 중의 하나는 - 물론 제주 해군기지 반대가 가장 큰 관심사이긴 했지만 - 삼성, 대림, 롯데 등 독점자본이 도의 자율성과 자립성을 크게 훼손시키며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어요.

삼성물산(대림산업과 함께 제주 해군기지 주 시공업체인)은 올 3월(?) 제주 특별자치도 도정과 계약을 맺었는데 도의 수출사업을 지원한다는 것으로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불문 및 미공개에 붙이는 내용이었습니다.

삼성물산의 전 해 수출액이 올해 제주도 예산의 4배였다 합니다.

우근민도정도 도가 삼성에 좌지우지될거라는 위기의식을 지녔던지 삼성이 알멩이만 쏙 빼고 달아나지 말기를 부탁하는 내용도 농담반 진담반으로 한 것이 언론에 나온 적도 있고요.

 

서귀포시든, 제주시든 여기저기 삼성의 흔적들을 봅니다. 이마트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 중의 하나이죠. 삼성은 또한 제주도와 정부가 현재 추진하는 제주도의 세계7대경관 선정 추진사업도 지원하고 있는데요 N7W(New Seven Wonders of Nature)는 스위스에 기반한 사설재단으로 그 엄청난 상술과 기만성이 계속 폭로되고 있음에도 불구, 도는 도민의 혈세를 낭비하며 막무가내식으로 홍보, 투표사업에 공무원들을 대거 동원하고 있지요. 최근 우근민도지사는 국방장관과의 업무협약에서 국방부 역시 이 사업을 지지하도록 약속을 받아냈다 합니다.

 

해군기지를 건설하여 제주도의(세계유일의 유네스코 3관왕- 생물다양성-2002-, 세계 자연 환경유산-2006-, 세계 지질공원-2010-) 청정한 자연을 파괴하는 도-국방부-기업이 지원하는 세계 7대 경관 사업, 말이 되나요?

이 외에도 삼성이 도의 경제력을 장악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중소기업들의 삼성종속화 및 커져갈 빈부격차도 예상할 수 있지요.

 

2006년 노무현 정권 당시 제주 특별자치도로 된 제주도의 ‘특별자치’는 도민을 위한 특별자치가 아닌 ‘기업을 위한 특별자치’입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영리병원’ 역시 ‘삼성’의 이윤에 잇점이 되는 것으로 도민들의 건강보험구조를 철저히 파괴하겠지요.(인천 송도도 그 실험장)

제주도는 역사적으로 특히 최근 현대사에서 외세 및 국내자본의 ‘실험장’으로 이용되었다 합니다.

현재 해군기지 주시공업체인 삼성과 대림은 2015년까지 완공될 안덕면 우주항공 박물관의 경쟁디자인업체이기도 하였습니다.(대림이 이기긴 했지만)

우주항공 박물관은 2014년까지 강정마을에 세워질 high-tech 해군기지의 이데올로기 뒷받침 역할을 하여 제주도가 정신적 물질적으로 우주항공 전쟁 섬이 되게 하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삼성이 이미 군수산업 등 국방사업에 참여하고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요. 최근 이라크에도 무기를 수출하고...

 

매판, 매국, 노동자 탄압의 대명사인 삼성이 어떻게 군수산업으로 반인륜적인 무기를 만들며 타락하고 있는지 계속 진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김성환위원장님께서 앞으로 여력이 되신다면 이런 부분을 더 연구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노동운동과 평화운동의 밀접한 연관성도...

그러나,,편지에 쓰셨듯 기쁨 뒤에 앞으로 더 큰 탄압을 예상하시고 있다는 것도 십분 이해합니다. 회유도 더 심해지겠지요. 김성환위원장님과 임경옥 선생님이 자랑스럽지만 또한 몸건강하시고 무리하시지 않길 진심으로 빕니다.

 

김성환위원장님과 임경옥선생님의 언뜻 고독하고 힘들어보이는 싸움 뒤에 보이지 않지만 저와 같이 응원군이 아주 많다는 사실을 잊지마시고 용기를 내시길...

 

저는 8월5일 4차심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서귀포 시청 공무원이 증인으로 나오는데 문화재 발굴 조사 등이 제대로 절차가 거쳐지고 공사가 진행되는지 표면적이나마 밝혀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고가 그 후에 잡히리라 봅니다.

다시한번 따뜻하고 상냥한 편지에 감사드려요.

 

사랑해요♡ 힘내세요♡

 

평화로...

 

2011년 7월31일 최성희 드림

(제주교도소 - 수번;36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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