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3-22 오후 3:52:15
날짜가 차곡차곡 쌓일 때마다 경악으로 전율하는,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 참담한 시간입니다. 어머니는 이 생지옥 같은 시간 동안 입술이 하얗게 타서 바래고 얼굴은 비참과 분노로 어둡습니다. 누나의 참아왔다가 터뜨리는 오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삼성자본에 치를 떨게 합니다.
이렇게 유족들은 매일 삼성자본의 심장부인 강남역 삼성본관에 와서 피울음을 토하고 있습니다. 촘촘하게 막아서는 경비들과 삼성을 옹호하고 나서서 보는 이들을 낭패감에 들게 만드는 경찰들과 사람들의 무관심 앞에서 내 아들 살려내라고, 폐부 깊숙한 곳에서 터져나오는 피울음을 흘립니다.
기숙사 관리자들이 기본적인 원칙만 지켰더라면, 최소한 사원들에 대한 인간적 관심과 배려만 있었더라면, 지금쯤 주현이는 살아 사랑스런 아들로, 일터에서 성실한 노동자로, 다정한 친구로, 이 나라의 건강한 청년으로 살아 있을 텐데 삼성전자의 반(反)인간적 경영지침은 주현이를 기계처럼 부리기만 했고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했습니다.
▲ 고(故) 김주현 씨의 누나가 삼성 본관 앞에서 시위를 하는 장면. ⓒ삼성일반노조 |
▲ 김주현 씨의 부친 김명복 씨는 지난 6일 삼성본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아들의 영정이 부서지면서 손을 찔렸다. 이날 김 씨는 심근경색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 ⓒ프레시안(김봉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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