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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산업재해추방운동연합 현미향 사무국장

2012.05.24 10:56

산재추방 조회 수:1189

현대미포 김석진씨 우울증 산재로 인정

울산산업재해추방운동연합, 산추련 현미향 사무국장에게 들어보니

12.05.22 16:55 ㅣ최종 업데이트 12.05.23 09:08  변창기 (byun21c)  

현대미포조선, 울산 산추련



 
▲ 울산 산추련 벽에 걸려있는 붓글씨  
ⓒ 변창기  울산





김석진씨는 현대미포조선의 정규직이며, 기능직 사원입니다. 그런 그가 현대미포조선을 상대로 사투를 벌였습니다. 그는 상사 명령 불복종과 회사 명예훼손으로 회사에게 징계를 받았습니다. 회사 쪽의 일방적인 작업시간 통제에 항의하고, 성과급 지급 지연을 비난하는 유인물을 배포했다가 1997년 4월 해고됐는데, 그후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법에 호소했습니다.



오랜 고통의 세월을 견디며 2005년 대법원으로부터 부당해고 판결을 받고, 8년 3개월 만에 다시 복직하게 됩니다. 그 후 일을 잘 다니겠거니 잊고 살았는데, 갑자기 우울증 증세로 산재 신청을 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얼마 전에는 김씨에 대한 산재 신청이 승인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동안 무슨 일들이 있었길래 정신질환으로 산재까지 신청했을까요? 또, 정신질환으로 산재를 신청하면 대부분 불승인난다는 말을 들었는데, 김씨는 어떻게 해서 산재 승인이 난 걸까요?



현대자동차 정문 앞에 있는 울산산업재해추방운동연합(이하 산추련) 현미향 사무국장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산추련은 2000년 1월경에 공식 출범한 단체입니다. 당시, 노조 산업안전 업무를 담당하던 전·현직 노조 간부가 산업재해를 줄이는 운동단체를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해 만들었습니다.  




  
▲ 벽에 붙어있는 울산 산재추장운동연합  
ⓒ 변창기  산업재해




산추련이 주로 하는 일은 산재 상담과 산업안전 관련 교육입니다. 또한, 산재 관련 시민 선전전도 하고, 산재 문제에 대한 지원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산재보상법과 산업안전보건법 관련 법 개정 연대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울산에선 유일하게 노동자 산재 관련 전문 단체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김석진씨가 산재승인을 받는데, 많은 힘이 되어 주었다고 주변에서 이야기해 찾아갔습니다.



"잠시만 앉아 계세요. 요즘 1년에 한 두 번 하는 재정 사업기간이라 좀 바빠서요."



지난 17일(목) 오후 1시경에 찾아가보니, 음료수 한 병을 주면서 말하는 현미향 사무국장은 물품을 정리하느라 바빠 보였습니다. 바쁜데, 찾아온 게 아닌가하고 내심 미안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도 아르바이트하러 다니며 찾아간 것이기에 시간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기다렸습니다. 한참 후 정리가 되었는지, 자리에 와 앉았습니다. 여러 가지 문서와 자료를 보여주며 말했습니다.



"김석진씨는 2년 전에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며 상담하러 오셨습니다. 예전보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우울한 기분이 많이 든다며 병원 소개를 부탁하더군요. 2009년 1월경 미포조선 굴뚝 농성이 있던 어느날 밤에 그곳을 지키던 김석진씨도 중공업 경비대 테러를 당하기도 했어요. 그때 크게 다쳐 1년여 동안 정형외과에서 치료를 받고 복직했지요.



김석진씨는 치료비도 자신이 내고, 회사에서 그 문제로 다시 징계했습니다. 부당함을 호소하며 1인 시위도 하고, 계속 무고함을 주장했지요. 회사에서는 김석진씨가 회사를 망하게 한다며 악 선전을 하고, 일부 사원들은 그와 인사만 해도 불려 가서 개별 면담을 당했데요. 상황이 그러니 어느 누구도 김석진씨 곁에 접근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어요."




  
▲ 이게 말이 됩니까? 3시간마다 1명의 노동자가 죽고, 5분마다 1명이 다치거나 병드는 일터.  
ⓒ 변창기  울산




회사는 김씨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활동을 그만두게 하려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괴롭혔다고 합니다.



"회사는 김석진씨가 근무하는 현장 사무실 앞에다 같이 일할 수 없다는 현수막을 내 걸기도 하였고, 부서원을 김석진씨 집에 보내서 노동운동을 그만두면 편하게 살 텐데…. 왜, 사서 고생을 하냐면서 활동 중단을 강요하기도 했습니다. 또 매일 집 앞에서 승용차를 세워둔 채 감시하였고, 회사 생활 내내 사람을 붙여 가족의 사생활까지도 감시했어요."



회사의 감시와 미행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김씨는 급기야 병원에 가서 치료받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이런 일도 있었어요. 2011년 8월에 회사 안에서 넘어져서 발목을 다쳤어요. 감시와 미행을 하던 직원에게 말해서 병원으로 후송해서 응급치료를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요양신청을 내려고 서류 절차를 밟는데, 모두 나 몰라라 했어요. 김석진씨가 작업을 하다 발목을 다친 곳은 CCTV가 설치돼 있는 지역이었어요. 결국, CCTV 확인하여 산재 승인을 받게 되었어요."



치료를 다 한 후 복직했을 때,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전까지는 김석진씨보다 나이 많은 직원을 붙여 놓더니, 치료받고 복직한 후에는 20대 젊은 직원을 감시, 미행자로 붙여 놓았어요. 아들같이 젊은 사람은 김석진씨를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리고, 능글맞게 굴었어요. 작업 중 몇 발자국만 움직여도 따라오고, 심지어 화장실에 가도 따라와서 입구에 게다가 빤히 쳐다보면서 감시하곤 해서 모멸감을 느꼈다고 했어요. 사사건건 간섭을 해서, 모멸감을 느꼈다고 했어요. 함께 근무하는 팀원 중 한 사람은 사람도 아니 었어요. 그가 찿지 못하던 권리를 찿아주려고 노력한 어느 하청노동자의 동생임을 알았을 땐. 심한 배신감까지 들었다고 하더군요."



김석진씨의 감정 변화는 더 심해져만 갔습니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기도 했고요. 밤 마다는 두려움과 공포심으로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합니다. 아무 일도 아닌 일로 불같이 화가 나기도 하고, 허무한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합니다. 아내마저 우울증이 날로 심해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더 힘들고 괴로웠다 합니다.



"작년 겨울에 산추련을 찾아왔어요. 그때 김석진씨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어요. 많이 수척해지고, 맥이 없어 보였어요. 힘들어하는 가족 이야기를 들으면서 더이상 방치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여기저기 알려서 지역 활동하는 이들을 모아서 대책위를 구성하게 된 거죠."




  
▲ 현대미포조선 김석진씨 산업재해 인정 받기까지 많은 불량의 자료를 제출해야 했다고 합니다.  
ⓒ 변창기  산업재해




산재보상법에 정신질환 쪽은 산재 승인이 나기 어렵다고 합니다. 산재 불인정 사례도 많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김석진씨는 어떻게 해서 산재 승인 판정을 받게 되었을까요?



"김석진씨의 경우, 우울증에 대한 객관적 자료가 충분했습니다. 회사에서 집중감시하고, 집단 따돌림 시키는 자료가 많았습니다. 검토해보니, 회사에서 한 사실이 명백했습니다. 우리는 지난 8년간 김석진씨가 회사를 상대로 복직 투쟁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회사의 방해가 만만치 않을 거라는 것도 예상했고요. 어렵지만, 산재 신청해보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추진하게 된 겁니다."




  
▲ 울산 산추련 현미향 사무국장 현미향 국장은 울산 공단에서 일어나는 산업재해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변창기  변창기



현미향 사무국장은 대책위와 함께 김석진씨와 만나 자료를 모았고, 산재신청을 했습니다.



"산재신청을 근로복지공단에 하니, 예상대로 쉽게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회사 쪽에서 허위 의견서를 계속 제출했습니다. 이에 대책위를 꾸린 우리도 강도 높게 대응했습니다. 김석진씨의 가족도 나섰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를 찾아가 산재 승인을 위한 국회의원 28명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그 서명과 함께 탄원서도 제출했습니다. 산추련은 미포조선을 산재처리에 있어서 허위 의견을 내는 사업장으로 분류했습니다. 김석진씨는 기능직 노동자인데 강제로 고유업무를 변경해서 작업을 배치했습니다.



우리가 지난해 12월 23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요청을 접수했는데, 업무상 질병은 보통 3개월이면 판정나는 게 관례였으나 6개월이 걸렸습니다. 결국, 2012년 5월 15일에 산재 승인이 났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됩니다. 접수 후 승인이 날 때까지 6개월이나 걸린 것은 회사 쪽에서 허위 의견서를 계속 제출해서 시간 끌기에 나섰기 때문이었습니다."



공단은 처음에 대책위와 약속하기로 회사가 낸 서류나 의견서를 모두 공개해 주기로 했으나 갑자기 일부만 공개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책위 차원의 대응을 했다고 합니다. 공단 지사장을 면담하기도 하고, 산재 승인 발표가 나기 6일 전 우리는 부산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가 열렸습니다. 가족과 대책위가 앞에서 올바른 판정 내려지기를 바라는 촉구 시위도 했고, 본인과 가족이 나가서 그동안 겪어온 고통의 나날을 30분 동안 진술하기도 하였다 합니다.



산추련 현미향 사무국장은 우리나라 노동자는 의외로 다치거나 질병이 많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사업주는 노동자 과실로 주장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노동자 과실보다, 부주의보다 사업주의 안전관리를 중요하게 해서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장 만드는 게 우선이라 주장합니다. 노동자가 조심해서 일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것으로는 산업재해가 줄지 않을 거라 했습니다. 지금도 5분마다 1명이 다치는 상황이지만 10년 넘게 개선이 안 되는게 현실이라 합니다.



사업주가 이윤을 더 많이 가져가려는 욕심 때문에 노동자가 스스로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만들도록 노력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현미향 사무국장은 그렇게 말하며 산재승인 관련 이야기를 모두 마쳤습니다. 저는 이번 김석진씨 산재처리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현대미포조선이 김석진씨에 대한 탄압이 너무 극악했더군요. 김석진씨는 강직한 사람입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죠. 김석진씨 상태와 6개월간 회사 쪽 태도를 지켜보았을 때 회사의 탄압이 너무 극악무도했다고 판단됩니다.



김석진씨 뿐만 아니라 그의 아내와 자녀도 몸과 마음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변에 충분히 회사 쪽의 악랄한 노무관리가 깔려 있다고 봅니다. 한 노동자를 사지로 모는 그런 탄압방식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기업이 중단하지 않으면, 사회가 나서서라도 중단시켜야 합니다. 본인과 가족을 그토록 힘들게 하는 것은 분명 기업의 노무관리에 문제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는 미안한 마음으로 대책위를 꾸렸습니다. 좀 더 일찍 나섰더라면 김석진씨와 가족이 정신에 문제가 발생할 만큼 되지 않았을 겁니다. 유사 문제가 또 생길 수 있습니다. 지역 차원의 공동대응이 절실합니다. 본인에게 피해가 집중되는 것을 방지해야 합니다."




  
▲ 수척해진 몸, 우울증 약을 한주먹은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말에 찍은 것 입니다.  
ⓒ 변창기  현대미포조선




작년 11월 말에 김석진씨를 만나서 인터뷰한 적이 있었습니다. 밤마다 잠을 못 이룰 정도라며 산재 신청을 할 것이라 했습니다. 우울증 증세로 산재 승인이 난 예는 극히 드물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습니다. 산재 승인이 나서 요양 치료받기를 바랐는데, 마침 산재 승인이 났다는 소식이 들려와서 기뻤습니다.

처음에는 기뻤는데 자꾸만 생각해 보니, 이거 본인에게 축하해야 할 일인지 아니면 위로를 해야 할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돈을 벌어서 가족들을 먹여 살리려고 얻은 직장이고, 노동자와 사업주는 거래 관계입니다. 근로계약관계입니다. 국가 기관에서도 김석진씨의 주장이 맞다고 하는데 어째서 회사는 정신 쇠약에 걸릴 정도로 김석진씨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괴롭혀 왔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김석진씨가 하루속히 다시 정신 건강 되찾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바쁜데도 인터뷰를 해 준 울산산추련 현미향 사무국장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글로 대신합니다.  

출처 : 현대미포 김석진씨 우울증 산재로 인정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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