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에서는 불승인을 판결했지만, 삼성의 자존심은 여지없이 짓밟혔다. 이제는 정기운차장의 남은 인생 평생불구로 살아갈 삶을 책임질 일만이 남은 것이다.
이제는 행정소송에서 정기운차장의 산재승소를 위해 -삼성반도체 백혈병 행정소송에서처럼 보조대리인으로- 재판에 참가하여 정차장의 산재인정을 위해 삼성의 명예를 걸고 최고의 변호사를 선임하는 일만 남았다.
삼성SDI 대표이사 박상진은 비록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산재불승인이 나왔어도, 회사가 인정한 산업재해피해자로서 정차장에 대한 예우 즉 산업재해 인정에 준하는 월급과 그 동안의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는 물론 행정재판비용도 책임져야 한다. 정차장 역시 ‘또 하나의 가족’이 아닌가,
발목절단보다 우선은 봉합수술을 하였다.
올해 초부터 정기운차장은 대동맥증후군으로 피가 통하지 않아 발목을 절단해야하는 현실에 직면했다. 지인들과 형제들은 발목절단만은 우선 피하자고 지난 2월 28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봉합수술을 하였다.
다행히 3개월이 지난 지금 봉합수술 부위에 이상이 없지만, 앞으로 염증이 생긴다면 아예 발목을 절단해야하는 극한 상황이 될 것임을 정기운차장은 알고 있다.
삼성SDI 대표이사 ‘1년 3개월 만’의 탄원서와 불승인
삼성SDI가 처음부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한 산업재해 인정을 도와주었다면 지금은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었을 터인데,,,
정차장은 2010년 12월 현장에서 쓰러져 40일 이상 정신을 잃고 응급실에 입원하였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급한 마음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던 형님이 근로복지공단에 우선 산재신청을 하였고 결국 2011년 5월 23일 산재불승인이 떨어졌다.
정기운차장이 쓰러져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에도 회사에서는 의례적인 관심을 보였을 뿐 2011년 12월까지 무반응으로 정차장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삼성일반노조 게시판에 정차장의 억울한 이야기가 실리고 일부 언론에서 기사화하자 삼성SDI는 천안 유모인사차장을 수시로 울산 보람병원으로 보내 회유하고 달래면서 마치 회사가 정차장의 문제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시늉을 하였고 그 결정판이 2012년 3월 2일 “삼성SDI 대표이사 박상진의 근로복지공단”에 보내는 탄원서이다.
이런 상황에서 근로복지공단의 재심사 결과가 불승인으로 나올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삼성일반노조도 회사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정차장의 산재문제를 사회에 공론화하고, 삼성SDI 산재문제를 비판하는 일을 자제하였다.
늦게나마 대표이사가 산업재해로 인정해주었지만,
근로복지공단에서 불승인을 내린 것이니,
더 이상 삼성SDI를 원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박상진대표이사가 산업재해임을 인정한 만큼 삼성재벌과
삼성SDI는 정기운차장의 인생을 책임져라!
2010년 12월, 처음부터 회사가 관심을 갖고 ‘또 하나의 가족’의 불행을 아파하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서류 제출부터 적극 도와주었다면, -삼성에 그 많은 법무팀이 있는데- 처음부터 대표이사가 탄원서를 보냈다면 불승인이 났겠는가,
정차장이 쓰러진지 1년 3개월 만에 그것도 사회문제화하자 ‘도둑놈 제발이 저린 듯’, 뒤늦은 대표이사의 탄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제는 행정소송에서 탄원서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참으로 난세다.
삼성SDI 박상진대표이사의 생색용 탄원서가 아니라면 근로복지공단과 야합을 한 형식적인 책임회피용 탄원서가 아니라면, 삼성SDI가 인정한 산재노동자에 대해 불승인 판결을 내린 근로복지공단이 존경스럽다.
아니면,
거대한 사회 정치권력화 되어버린 삼성재벌의 탄원서를 외면한 근로복지공단의 불승인이라니, 아마 근로복지공단의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모양이다.